컨트롤타워 이종호 진술…김건희-증권사 직원 통화 파일 '스모킹건'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계좌 관리자 측에 40％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김건희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통화를 놓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일반 거래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21일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계좌 관리자 측에 40％ 수익을 주는 거래가 일반적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관리인에게 계좌를 맡기는 경우에도 수익 20％ 정도 보장하는 게 일반적이지, 40％는 이례적 수치라 사전 약정 등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 사건의 '키맨'으로 주목받는 이 전 대표조차 이 부분이 의아하다는 진술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검 출범에 앞서 지난 6월 검찰이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의 통화 녹음파일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스모킹건'으로 꼽힌다.
여기에는 김 여사가 계좌 관리자 측에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내용의 육성도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 여사가 "거기에 일단 40%를 주기로 했다"고 수치를 언급하고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고 묻는 등 구체적인 수익 분배 금액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의심한다. 통화 중 언급된 계좌 관리 측이 이 전 대표의 블랙펄인베스트라는 게 특검팀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전 대표를 상대로 통화 맥락을 확인하려 했으나 그는 조사 내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로부터 수익의 40%를 약속받은 적 없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 같이 김 여사와 연관성을 부인하면서도, 업계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40％의 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은 흔치 않다는 의견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른바 '2차 작전' 시기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이자 시세조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인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8명과 함께 기소돼 대법원에서 전원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보지만 그는 그간 '주식거래를 잘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 6일 첫 특검팀 조사에서도 도이치 주가조작이 벌어질 당시 학위 과정에 매진하느라 다른 활동을 할 여유가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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