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지난 2023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통일교 측이 김기현 의원의 선출을 지원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 여사가 배후에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나 김 여사 측은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개입 정황이 담긴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구속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간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2월 초 전씨는 윤씨에게 '당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고, 윤씨는 "움직이라고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전 의원과 장예찬 당시 후보는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특검은 앞서 윤 전 본부장과 전씨가 공모해 지난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의 당선을 지원하려 했던 정황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윤 전 본부장이 '윤심(尹心)은 정확히 무엇입니까'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묻자 전씨가 '윤심은 변함없이 권"이라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은 이처럼 윤 전 본부장이 친윤 후보의 당권 획득을 지원해 주는 대가로 전씨를 통해 통일교에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자리를 약속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2023년 11월 전씨에게 '여사님이 작년 이맘때 당 대표 선거 지원 관련해 약속하신 건 유효하냐'는 등의 취지로 문자를 보냈고, 전씨는 '인물을 추천해 주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
또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현안인 캄보디아 메콩캉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전씨에게 청탁하면서 김 여사를 캄보디아에 데려가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지난 2023년 12월 초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내년 1월에 캄보디아에 같이 들어가자'는 취지로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씨는 '여사님이 총선 전엔 해외 금지령 내렸다. 기운 떨어진다고 못 가게 한다'는 취지로 답했는데, 윤씨는 '신임 수상과 관계도 트고 좋은 자리니 한 번 여쭤보라'는 취지로 재차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특검은 전씨와 윤 전 본부장이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김 여사가 사전에 청탁을 인지하고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전날 김 여사를 상대로 윤 전 본부장과 전씨가 나눈 문자메시지를 제시하며 혐의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여사는 진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김 여사 측은 이날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당대표 김기현' 관련 문자에 대해 입장을 내 "윤씨와 전씨 사이의 일방적인 대화이지 여사는 전혀 몰랐으며 여사에게 이와 같은 내용이 전달된 바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특검은 오는 27일 전씨를, 이튿날인 28일 김 여사를 상대로 재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오는 29일에는 김 여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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