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 효과는 로스앤젤레스FC(LAFC)의 발전을 넘어 LA 내 재미동포들에게 활력과 축구에 대한 관심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됐다.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지난 7일(한국시간) LAFC 입단을 확정지은 뒤 지금까지 3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에 대해 동료 수비수 은코시 타파리는 “손흥민의 LAFC 첫 3경기는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해야 한다”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 역시 지난 FC댈러스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MLS에서 많은 선수들이 갖지 못한 자질이 있다. 우리팀에 불어넣은 신선한 바람과 동기부여 등을 확실히 느낀다”라고 칭찬했다.
MLS는 29라운드와 30라운드에 손흥민을 이주의 팀으로 선정해 경기장 내에서의 영향력을 인정했고, 그밖에도 많은 콘텐츠와 손흥민을 연결지어 리그 홍보를 도모했다. 현지 매체는 ‘동부의 메시, 서부의 손흥민’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기사를 작성했다. LAFC가 밝힌 바에 따르면 손흥민이 LAFC에 온 이후 LAFC 관련 보도가 289% 증가했다.
26일 LAFC는 위 자료와 같이 손흥민과 관련한 효과들을 한데 모아 ‘손흥민 효과’라는 제호 아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손흥민이 LAFC에 얼마나 긍정적인 수치들을 제공했는지 알려준다. 우선 LAFC 홈 데뷔전을 앞두고 티켓 수요가 폭증해 입석 전용 구역이 매진될 정도였고, 현재 LAFC 공식 사이트 기준 티켓 최고가는 1,300달러(약 182만 원)를 뛰어넘는다. 당연히 리셀 사이트에서는 해당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을 책정했다.
LAFC는 손흥민 이적설이 본격화된 이후 8월 한 달 동안 인스타그램 기준 팔로워 수가 26만 5천 명 이상 증가했다. 일부 소셜미디어(SNS) 계정은 아예 구독자가 2배 이상 늘었다. 손흥민의 영입 발표 관련 콘텐츠는 2022년 가레스 베일 때와 비교해 글로벌 파급력이 5배 높았다. 8월 초 LAFC가 제작한 콘텐츠 조회수는 339억 8천만 회에 달했는데, 직전 대비 594% 폭등한 수치였다. 손흥민이 혼자 힘으로 283억 조회수를 만든 셈이다.
그런데 LAFC가 발표한 ‘손흥민 효과’ 글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글의 대부분을 수치와 통계가 아닌 LAFC와 관련된 한국계 미국인들과 인터뷰에 할애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기한 수치들은 두 문단으로 끝나는 반면, 손흥민 효과를 체감한 한국계 미국인 관련 문단은 10문단을 넘는다. LAFC에서도 “손흥민의 영향력은 LA의 코리아타운을 거닐지 않고서는 모른다”라고 단언했을 정도다.
LAFC와 인터뷰를 진행한 LAFC 한인 서포터즈 그룹 ‘티그레스 SG(Tigres SG)’의 마이크 미키타 씨는 “이제는 LA에서 어르신들도 손흥민 유니폼을 입고 다닌다. 새로운 현상이다. 최근 경기 응원 파티에는 새로운 얼굴이 무더기로 몰려왔다”라며 “응원 파티에는 여러 세대가 함께한다. 예전엔 한국계 미국인들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한국계 한국인’들이 제 발로 찾아온다”라고 증언했다.
티그레스 SG의 다른 멤버 조시 안은 “‘LAFC 경기장에 3시간 서있는 건 싫다’라던 친구가 손흥민이 온 뒤 ‘6시간 동안 서있을 준비가 됐다’라고 문자를 보냈다”라며 “오타니 쇼헤이가 온 LA다저스와 같은 급이 되리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손흥민의 LAFC가 그와 비슷하게 될 거라는 기대가 있다”라며 손흥민이 LAFC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 기대했다.
손흥민도 티그레스 SG와 친분을 쌓고 있다. 지난 17일 뉴잉글랜드레볼루션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티그레스 SG 구성원들과 화상통화를 진행하는 영상은 SNS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LAFC가 손흥민을 영입한 이유 중 하나는 LA 내 한인 커뮤니티와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라는 이명에 걸맞게 수많은 인종과 출신이 뒤섞인 나라다. 그러다 보니 MLS 각 팀은 연고지 내 인종과 출신 등을 고려해 선수를 영입하는 경향성이 있다. 일례로 2023년 리오넬 메시가 인터마이애미로 이적한 건 데이비드 베컴 구단주의 영향력이 컸지만, 마이애미가 속한 플로리다 주가 전체 아르헨티나계 미국인 중 23%가 거주하는 곳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유럽에 비해 엔터테인먼트 성향이 짙은 MLS에서 연고지 내 특정 커뮤니티에 홍보를 나설 때는 해당 커뮤니티와 동향 출신 선수를 우선 배정한다.
LA는 32만 명 이상의 재미동포가 거주한다. 미국 내 최대 재미동포 도시로, 2위인 뉴욕의 21만 명보다도 11만 명 이상 높다. 그렇기에 손흥민의 LAFC 입단은 LA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LA 내 한인 커뮤니티에도 긍정적인 기류를 형성했다. 손흥민 입단 기자회견 당시 캐런 배스 LA 시장이 “손흥민의 합류는 단순한 선수 영입을 넘어 도시 역사에 남을 순간”이라며 “한국계 미국인 커뮤니티에도 큰 의미”라고 언급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실제로 LAFC 내 한국계 미국인 팬들은 손흥민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미키타 씨는 “한국계 미국인들은 지금의 응원 파티와 같은 현상을 절실히 필요로 했고 또한 원했다”라며 “티그레스 SG는 우리 정체성과 깊이 연결돼있다. 우리에게 손흥민의 LAFC 합류는 절정과도 같다”라며 재미동포에게 손흥민의 이적이 큰 기쁨임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LAFC 입단과 함꼐 구단과 MLS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스타성을 발휘하고 있다. 손흥민은 LAFC가 한국계 미국인들을 구단 팬으로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LA 한인 커뮤니티에 그 자체로 활력이 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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