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 홍명보호의 최대 관심거리는 한국, 독일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의 합류다. 카스트로프는 단순히 대표팀 전력 상승에 기여하는 걸 넘어 홍명보 감독이 실험하는 스리백 전술의 핵심 선수가 될 수 있으며, 황인범의 새로운 파트너로 기능할 수도 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9월 A매치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가 있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 6일 미국 뉴저지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미국을 만난 뒤 10일 미국 테네시의 제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를 상대한다.
최근 자신의 소속 협회를 대한축구협회로 변경하며 화제를 모은 카스트로프도 9월 A매치 대표팀 명단에 소집됐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뽑힐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는 선수이며, 지난 시즌 독일 2부 리그의 뉘른베르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올여름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했다. 지난 17일 DFB 포칼(독일 FA컵) 1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25일에는 분데스리가에서 교체로 처음 나섰다.
카스트로프는 라이트백과 레프트윙 등도 소화할 수 있지만 중앙 미드필더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 묀헨글라트바흐에서도 두 차례 교체 출장에서 모두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홍 감독 역시 명단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카스트로프를 중앙 미드필더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때 함께 한 발언은 홍 감독이 카스트로프를 뽑은 이유를 알려준다. 홍 감독은 “지금 3선 중앙 미드필더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선수다. 황인범, 김진규, 박용우, 원두재와 달리 카스트로프는 파이터 성향이다. 거친스타일이다. 지금 3선과는 유형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좋다. 그런 점이 우리 팀에 굉장히 플러스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카스트로프는 기본적으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성향이 강하다. 너른 활동량을 바탕으로 거친 압박과 경합도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다. 패스 등이 유려한 편은 아니지만 오프 더 볼 움직임이 날카로워 공격적으로 높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국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프로 무대에서는 라이트백보다 오히려 윙어로 더 많이 뛰었고, 현재는 중앙 미드필더 위주로 나선다.
카스트로프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이른바 ‘황인범 파트너’가 될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고민이 깊다. 황인범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올라서고 빌드업에 집중하기 위해 수비를 전담하는 미드필더를 함께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방법론이었고, 실제로 황인범은 수비적인 정우영과 훌륭한 호흡을 보여줬다. 카스트로프에게 정우영과 같은 역할을 바라는 건 무리다.
그래도 카스트로프가 황인범과 공존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황인범이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할 때 위력이 극대화되는 건 사실이지만, 지난 시즌 페예노르트에서 원 볼란치를 맡을 정도로 수비력이 아예 없는 선수는 아니다. 당연히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세울 때 수비적인 역할과 공격적인 역할을 구분하는 게 균형 측면에서 좋지만,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2명을 둬 중원에서 혼전을 유도하는 것도 나쁜 전략은 아니다.
황인범을 후방 플레이메이커로 두고 카스트로프가 그를 보좌하는 형태로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스리백을 ‘플랜B’로 염두에 두는 홍명보호의 현 상황에서 이 구성이 최적의 중원 조합이 될 수도 있다. 7월 A매치를 고려하면 대표팀은 이번 친선 경기에서 3-4-3 내지 3-4-2-1 전형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적인 3-4-2-1에서는 패스 능력이 좋은 선수를 조금 더 후방에 배치하고, 중원 파트너로 활동량과 투쟁심이 좋은 미드필더를 놓아 수비적 약점을 보완하는 형태도 많이 사용한다.
적절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을 때는 그에 맞는 선수를 찾는 것도 방법이지만, 아예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 없는 전술을 구사하는 것도 하나의 방책이다. 그중에서도 스리백 전술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어도 활동량과 기술을 갖춘 중앙 미드필더들이 있으면 기능에 문제가 없는 포메이션이다. ‘파이터’ 성향이 강한 카스트로프와 합을 맞춘다면 황인범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기술에 강점이 있는 다른 미드필더들이 활약할 무대를 제공할 수 있다.
홍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동아시안컵 때 썼던 스리백도 유럽파를 중심으로 한 번 정도는 테스트해볼 계획이 있다”라고 밝혔다. 카스트로프는 지난 시즌 독일 2부 리그에서 훌륭한 활약으로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재능으로 대표팀에서 1경기 정도는 테스트해볼 만하다. 스리백 실험과 카스트로프 기용을 혼합해 황인범 파트너로 테스트해보는 건 대표팀의 새로운 접근법을 확인해볼 만한 좋은 시도가 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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