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오만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2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훈련하는 황희찬(앞).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유럽에서 뛴다는 사실 자체가 대표팀 입성의 보증 수표는 아니다. 리그와 소속팀의 간판보다 실제 경기장에서의 출전시간과 경기력이 대표팀을 향한 가장 확실한 티켓임이 이번 9월 축구국가대표팀 명단으로 다시 확인됐다.
대표팀은 다음달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 10일 테네시주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를 앞두고 발표된 26인 명단에서는 ‘들어온 선수’ 못지않게 ‘빠진 선수’의 무게가 크다.
황희찬(울버햄턴)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발목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대표팀에서 빠진 이후 9개월 만의 제외다. 최근 소속팀에서 꾸준한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는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이었던 17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교체로 8분, 23일 본머스전에서 12분만 소화하며 주전에서 밀린 모습이다.
출전 기회 부족은 지난 시즌 막판부터 이어졌다. 햄스트링 부상 후 복귀한 3월부터 울버햄턴이 치른 11경기 중 황희찬은 4경기에 교체로만 나섰다. 이 기간 출전시간은 고작 37분에 불과했다. A매치 73경기 16골을 기록한 중고참의 대표팀 제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6개월 만의 대표팀 재발탁을 노린 양민혁(포츠머스)도 이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9일 옥스포드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개막전에서 23분 교체 출전을 기록한 뒤 최근 두 경기에서는 모두 벤치를 지켰다. 프랑스 리그앙 낭트로 이적한 권혁규와 홍현석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 역시 소속팀에서 불안한 입지 때문이다. 이들의 사례는 ‘유럽파’라는 사실만으로 대표팀 발탁이 보장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대로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며 경기력을 유지한 선수들은 대표팀에 승선했다. 버밍엄시티(잉글랜드)의 백승호는 지난 시즌 팀의 챔피언십 승격을 이끈 주역으로, 새 시즌에도 개막 후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북 현대의 김진규도 K리그1에서 27경기 중 24경기에 나서며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 여부는 대표팀 발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앞으로도 유럽파를 꾸준히 체크하되, 출전시간 확보는 반드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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