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70조원 규모 대미 투자…보잉 항공기 103대·예비엔진 도입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 경영자,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대한항공이 보잉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 항공기 엔진 구매 및 정비 계약을 체결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총 계약 규모는 약 362억달러(50조원)로, 미국 항공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단 현대화와 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25일 (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CEO,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 및 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CEO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보잉 항공기 103대 구매 MOU ▲예비엔진 19대 구매 및 엔진정비서비스 계약 MOU를 각각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보잉 항공기 도입은 통합 이후 성장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주문 시점을 앞당기는 흐름을 고려해, 2030년대 중후반까지 장기적 기단 운영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도입 기종은 ▲777-9 여객기 20대 ▲787-10 여객기 25대 ▲737-10 여객기 50대 ▲777-8F 화물기 8대 등이며, 2030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기단은 보잉사의 777·787·737과 에어버스사의 A350·A321-neo 등 5개 고효율 기종 중심으로 단순화된다. 기단 단순화를 통해 대한항공은 안정적 공급 확대, 규모의 경제 달성, 연료 효율성 향상 및 탄소배출 저감, 고객 만족도 제고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와 별도로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사로부터 각각 항공기 11대분과 8대분의 예비 엔진을 구매하기로 했다. 또한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항공기 28대에 대한 20년간 엔진 정비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이는 장기적인 안전 확보와 안정적 운영을 위한 과감한 선제 투자로 평가된다.

이번 투자 결정은 미국과의 항공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은 보잉뿐 아니라 프랫 앤 휘트니, GE, 해밀턴 선드스트랜드, 허니웰 등 미국 소재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1971년 최초의 미국행 화물 정기노선, 1972년 최초의 여객노선을 개설하며 한미 간 인적·물적 교류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현재도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통해 양국 소비자 편의를 증대시키는 등 긴밀한 협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표 국적항공사로서 본연의 여객 및 화물운송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긴밀히 연결하는 날개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한편 지속적인 대미 투자를 통해 한-미 양국간의 우호적 관계를 한층 더 증진시키는데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