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릴랜드에서 ‘뉴월드 나사 구더기’(New World screwworm)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환자는 과테말라에서 입국한 인물로, 미국 내 첫 인체 감염 사례이자 올해 처음 보고된 나사 구더기 감염자로 알려졌다.
나사 구더기는 암컷 기생파리가 동물의 상처에 알을 낳으면서 감염이 시작된다. 부화한 유충은 살아 있는 살을 파고들며 숙주를 먹어 치우는데, 이 모습이 나사못이 나무에 박히는 것과 비슷해 이름이 붙었다.
특히 소와 야생동물에 치명적 피해를 입히며, 드물게 인간도 감염된다. 치료는 수백 마리 유충을 제거하고 상처를 철저히 소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사례가 특히 우려되는 이유는 축산업 영향 때문이다.
현재 소 사육 규모가 70년 만에 최저 수준인 미국에서 나사 구더기 감염이 공식 확인될 경우, 공급 부족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 중인 소고기 선물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매년 100만 마리 이상의 소를 멕시코에서 들여와 비육 후 도축·가공하고 있으며, 나사 구더기 확산은 직접적 위협으로 꼽힌다.
나사 구더기는 지난 1960년대 미국에서 한 차례 박멸된 바 있다. 당시 연구자들은 불임 수컷을 대량 방출해 암컷의 번식을 막는 방식으로 박멸에 성공했다.
농무부는 이번에도 같은 전략을 추진 중이지만,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메릴랜드 감염 소식은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이 텍사스에서 ‘불임 파리 생산 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왔다.
이에 따라 축산업계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 대형 사육업체 연합체 비프 얼라이언스(Beef Aliance)는 지난 20일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메릴랜드에서 나사 구더기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업계는 정부가 정보 공유를 늦추고 사전 경고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특히 일부 수의사들은 언론 보도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의 통화를 통해서야 사례 발생을 알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하기도 했다.
한편, 미 농무부는 나사 구더기 발생 시 텍사스 경제에 약 18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는 가축 폐사, 인건비, 약품 비용 등을 포함한 것으로, 축산업계의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나사 구더기는 쿠바, 아이티, 도미니카공화국, 남미 여러 국가에서 풍토병으로 남아 있으며, 2023년부터 중앙아메리카에서 멕시코를 거쳐 북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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