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동 다승왕에 오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두산 베어스 곽빈이 자존심을 건 토종 에이스 맞대결을 펼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원태인과 곽빈은 2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삼성-두산전에 각각 선발로 등판한다.
삼성과 두산은 현재 각각 리그 7위와 9위에 머물러 있지만, 현재 중위권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을야구를 포기하기엔 이르다. 두 에이스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흐름은 삼성이 두산보다 우세하다.
직전 시리즈였던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휩쓴 삼성은 KIA 타이거즈가 5연패를 당해 8위로 미끄러진 사이 7위로 올라서며 가을야구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3위 SSG 랜더스를 2경기 차로 쫓고 있고, 8위 KIA와는 1.5경기, 9위 두산과는 4.5경기 차로 벌어져 있다. 위아래가 워낙 촘촘히 얽혀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기세를 이어 더 치고 올라가야 한다.
삼성은 최근 상승세를 잇기 위해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선발로 내세웠다. 원태인은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8승 4패 평균자책점 3.31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꾸준함이 최대 강점이다. 그는 리그에서 이닝 부문 전체 13위(130⅓이닝), 토종 투수 중에서는 임찬규(LG 트윈스·9위·139⅓이닝)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책임졌다. 특히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최소 5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이닝 이터'의 진가를 보여줬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원태인은 지난해 15승(6패)을 올리며 곽빈(15승 9패)과 함께 공동 다승왕으로 등극, 데뷔 첫 개인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올 시즌 역시 2승만 더하면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게 되지만,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페이스가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전반기에서 15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리그 정상급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던 원태인은 6월 들어 기복을 보이며 흔들렸다.
후반기 시작 후, 한 달 가까이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가운데, 지난 14일 대구 KIA전에서는 6이닝 10피안타 3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져 예전 기량을 잃은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직전 등판이었던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반등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그는 두산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원태인은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월29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선보였고, 지난 6월17일엔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펼쳐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한편, 이에 맞서는 두산은 최근 7연승을 내달리며 가을야구 경쟁에 파란을 일으켰으나 최근 KT 위즈에 스윕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연승 당시 5위권 그룹을 3경기 차까지 추격했지만, 이번 연패로 5강권과의 격차는 다시 6경기로 벌어졌다. 상승세를 되찾기 위해선 이번 삼성과의 주중 3연전 승리가 절실하다.
두산 선발 마운드에는 연패 탈출의 특명을 안은 토종 에이스 곽빈이 오른다.
곽빈은 지난해 원태인과 함께 리그 공동 다승왕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리그 정상급 선발로 자리매김했지만, 올 시즌 개막 직전 좌측 내복사근 미세 손상을 당해 장기간 이탈하는 불운을 겪었다.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타선 침체와 외국인 선발진의 부진이 맞물리며 9위에 머물렀던 터라 에이스 곽빈의 공백이 더 크게 다가왔다.
곽빈은 재활에 매진한 끝에 지난 6월3일 1군으로 돌아왔지만, 6월 한 달 평균자책점이 5.67에 머무르는 등 복귀하자마자 예전의 위용을 떨치진 못했다.
그러나 7월부터 선발로 등판한 8경기에서 최소 5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5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는 등 완벽하게 부활했다.
물론, 부족함이 없는 건 아니다. 출발이 늦었던 만큼 그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였다.
올 시즌 곽빈은 13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4.16에 그쳤다.
특히 승수가 가장 아까운 대목이다. 그는 지난 6월21일 LG 트윈스전에 등판해 시즌 2승째를 거둔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6월27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5⅓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스스로 무너진 걸 제외하면 대부분이 불펜 방화나 타선의 득점 지원 부족으로 인한 승리 불발이었다.
하지만 그는 직전 경기였던 지난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두며 다시 승수를 쌓기 시작했다. 여기에 곽빈은 지난달 3일 삼성을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를 펼친 좋은 기억이 있다. 원태인보다 승수는 부족하지만, 전혀 밀리지 않는 상대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시즌 막판 5강 진입을 노리는 팀들의 맞대결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원태인과 3연패의 부진을 끊어야 하는 곽빈, 두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 눈길이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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