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아마존 등 美 기업과 원자력 협력 확대

당진 LNG 생산기지 조감도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연이어 손잡으며 원자력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원전은 물론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엑스-에너지(X-energy), 한국수력원자력과 SMR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25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직후 진행됐으며, AWS 섀넌 켈로그 부사장, 엑스-에너지 클레이 셀 최고경영자(CEO), 한수원 황주호 사장,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네 회사는 SMR 설계·건설·운영부터 공급망 구축, 투자, 시장 확대까지 포괄적으로 협력한다. 특히 AWS가 약 7억 달러를 투자한 5GW 규모 SMR 상용화 과정에서 긴밀히 손을 맞잡기로 했다. 이는 엑스-에너지가 개발한 80MW급 SMR 64기에 해당하며, 2039년까지 AWS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활용될 예정이다.

박지원 회장은 "양국 정부의 지원 속에서 SMR 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협약이 한미 에너지 산업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되도록 두산의 검증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엑스-에너지에 지분을 투자하며 핵심 기자재 공급사로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엑스-에너지는 미 에너지부(DOE) 지원을 받아 텍사스주에서 다우케미칼과 초도호기 사업을 추진 중이며, DOE는 총 12억 달러를 투입해 SMR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같은 날 미국 에너지 개발사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도 원전·SMR 협력 MOU를 체결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전 에너지부 장관 릭 페리가 공동 설립한 회사로, 텍사스 주에서 대형 원전 4기(총 4GW), SMR, 가스복합발전, 태양광, 대규모 ESS 등을 결합한 ‘AI 캠퍼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최대 11GW 규모 독립 전력 인프라와 세계 최대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잇따른 협약을 계기로 미국 원전·SMR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서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