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김정은 만나달라"…트럼프 "올해 만나고 싶다"(상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며 “적절한 시기에 그와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회담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불만을 표출했지만, 이후 한국 특별검사팀의 교회 압수수색이 오산 공군기지의 미국 시설을 목표로 했던 것이 아니라 한국 공군 시설이 수상대상이었다는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나는 오해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며 수습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 중재자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가급적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 달라”며 “김정은 위원장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월드를 지어 저도 골프를 좀 치게 해주시고,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사적인 평화 메이커로 활동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대통령이 미국 정치에 잠시 물러선 동안 북한의 미사일도 많이 개발됐고, 핵폭탄도 많이 늘어났고, 진척된 것 없이 한반도 상황이 정말 많이 나빠졌다”며 “한반도 평화의 새 길을 꼭 열어주길 바란다”고 거듭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는 대화를 가질 것이다. 김정은도 저와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라며 “저는 남북 관계와 관련해 긍정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경험한 (한국의) 여러 지도자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제 생각에는 적절하지 않았다”라며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의 접근 방식은 훨씬 더 올바르고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기에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무장지대(DMZ) 재방문 의사도 내비치면서 “현재 상황에서 바로 결정을 내리긴 어렵다. 적절한 방식으로 만남을 주선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저의 관여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피스 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 기간 추구했던 직접 외교를 되살리자는 거듭된 제안을 무시해왔다. 최근에는 군사훈련 비난과 신형 방공무기 시험 발사 등 강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