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짝퉁 스벅·이케아' 목격…"커피 3잔에 25달러"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북한에 일부 상위계층을 위한 ‘가짜 스타벅스’, ‘북한판 이케아’ 등 서구식 소비문화가 존재한다는 외국인들의 증언이 나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평양제1백화점 상품전시회에서 손님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촬영한 영상을 입수해 북한의 변화된 소비문화를 조명했다.

먼저 평양에서 어학연수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북한판 이케아’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가구, 주방용품, 식료품을 판매하는 다층 쇼핑몰인 ‘랑랑 애국 금강관’은 매장 구조와 제품이 스웨덴 가구회사인 이케아와 동일했다.

이에 대해 이케아는 “북한에 공식 이케아 판매 채널은 없다”며 “우리는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쇼핑몰에는 스타벅스 프리미엄 브랜드인 스타벅스 리저브를 모방한 ‘미라이 리저브’라는 카페도 입점돼 있다.

중국인 유학생은 “커피 3잔에 25달러(약 3만 4000원)를 지불했다”며 “평양은 물가가 비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는 북한에서 유사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장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평양 마라톤에 참가한 스웨덴의 요한 닐란데르(53)는 북한에서 대부분의 결제가 휴대전화로 이뤄진다고 전했다. 그는 “현금보다 QR코드를 통한 디지털 결제를 선호했다”며 “북한 주민도 영상과 메시지, 택시, 쇼핑 앱 등 서방과 유사한 앱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다리야 주브코바는 최근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경험을 전했다.

주브코바는 해당 장소에서 일주일간 휴가를 보내며 약 1400달러(약 194만 원)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광지구에 호텔과 경관이 뛰어난 해변을 보았다고 설명하며 “그림처럼 완벽하게 꾸며진 곳 같았다”고 전했다. 또 주브코바는 러시아에서 구하지 못한 어그 브랜드 신발을 샀다고도 언급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따라 외국 기업은 북한에 사치품을 유통하거나 합작회사를 운영할 수 없다.

NYT는 북한이 서방의 소비 브랜드를 모방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현대화된 모습을 과시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