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곽수연 기자] 차기 당대표를 뽑는 국민의힘은 24~25일 책임 당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실시했다. 모바일 투표를 하지 않은 당원 선거인단을 대상으로는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실시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24~25일 이틀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원 선거인단 투표(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20%)를 반영한 결선투표 결과를 오는 26일 발표한다. 당대표 확정 하루 앞둔 25일 결선 투표를 마감한 국민의힘에서는 80%가 반영되는 당심이 어디로 흐를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 오후 7시에 결선 첫날 모바일 투표를 마감한 결과, 투표율이 39.7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일 진행된 본경선 첫날 투표율(37.51%)보다 2.24% 높은 수준이다.
결선투표율이 높아지면서, 국민의힘 당심이 찬탄파(안철수·조경태)와 한동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중도 보수의 표심이 이번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를 포함해 '찬탄(탄핵 찬성)파' 포용 문제를 두고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尹12.3 내란사태'로 탄핵된 후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지만,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내내 '尹내란세력과 절연, 청산, 쇄신'보다는 '尹어게인'을 주장하는 극우 강성 '전한길'세력에게 휘둘렸다. 그 결과 26일 결선투표에는 '찬탄파' 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모두 패하고 강성 '반탄파'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최종 결선을 치룬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장동혁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반탄 당대표'로 '尹 어게인'을 외치는 강성 극우 '전한길'과의 공존,공생할 가능성이 높다. '내란우두머리'인 '윤 어게인'으로 가는 국민의힘에 민주당은 '위헌정당 해산론'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언론인 조선, 중앙, 동아 신문 사설에서도 "국민의힘이 민심 반대로 간다. 과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쇄신을 안하고 있다"며 "윤석열 부부와 절연해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김문수 '찬탄 포용론', 안철수·조경태·한동훈 '찬탄표' 공략 결선 승리전략..한동훈 메시지 투표율 올린 듯
김문수 후보는 23일 결선 TV 토론에서 "전한길 대신 한동훈 전 대표를 공천하겠다""조경태·안철수 의원도 품어야 한다"며 찬탄파, 친한계 포용론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다 내보내면 누구랑 일하냐. 지금 107석인데 100석 미만이 되면 개헌저지선을 지킬 수 없다"면서 이같아 말했다.
이 같은 김 후보의 '찬탄 포용론'은 당내 선거 전략상 이미 탈락한 안철수·조경태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 지지자 등의 표를 공략해 결선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동훈 전 당대표는 김 후보가 '한동훈 공천''찬탄파 포용' 입장을 밝힌 다음날 이에 응답하듯 24일 본인의 SNS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면서 "당대표 전당대회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하여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라는 메시지를 썼다.
이 메시지를 두고 친한계가 '친한계 포용' 입장을 밝힌 김문수 후보 지지 입장이라고 보고있다. 실제로 한 전 대표의 SNS 게시글 이후 공교롭게도 결선 투표율이 올라감에 따라 김 후보가 장 후보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장동혁 '내부총질자 결단', 당내 강성 지지층 결집 승리전략
반면 장 후보는 "내부의 적 1명이 훨씬 더 위험하다. 내부 총질자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해 찬탄파와 같이 갈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내부 총질하는 배신자들을 처단해야 한다는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장 후보는 '한동훈 메시지'에 "한 전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사실상 김문수 후보를 결선 투표에서 지지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이날 채널A에서 진행된 결선 TV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께서는 전당대회 내내 한 전 대표든, 조경태 후보와 안철수 후보도 다 품고 가야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김 후보가) 결국 결선을 염두에 두고,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엄경영 "투표율 올라가는 것, 중도표심이 투표, 김문수 유리한 위치"
엄경영 시대연구소 소장은 이에 대해 폴리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투표율이 올라가면 김문수 후보가 유리한 면이 있다"며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중도 표심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또 장동혁 후보는 극우라는 강성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당대표가 되면 분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인지도 더 높은 김문수, 투표율 높으면 당대표 될 것, 낮으면 장동혁 선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25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뉴스파이팅> 에 출연해 '국민의힘 당대표가 누가 될 것 같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는 "인지도 차이가 좀 많이 나기 때문에 김문수 후보가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는데 투표율에 달려 있을 것이다.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세를 동원해서 윤핵관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장동혁 후보가 선전할 것이고, 투표율이 높으면 아마 인지도대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수의>
한동훈 전 대표가 김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 같다는 분석에 대해선 "투표율만 높다면 김 후보가 유리한 상황 속에서 1등 후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한 숟가락 얹는 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며 "혹시라도 뭐 장동혁 의원이 이기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면 본인은 아무 영향력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찬탄(탄핵 찬성) 이미지인 한 전 대표가 반탄(탄핵 반대) 후보인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스텝이 꼬였다' 이런 생각을 한다"며 "왜 그렇게 특정인의 당선에 따라 본인의 운명이 바뀐다고 생각하는지 그건 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보수유튜버, "한동훈과 야합" 공세… 고성국tv "金의 한동훈 공천 발언 충격받는 분 많아"
중도 표심을 공략한 김 후보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수유튜버들은 김 후보가 한 전 대표와 야합을 했다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 유튜브로 알려진 고성국 TV의 경우 25일 방송에서 "김 후보가 한동훈을 공천하겠다고 한 발언에 충격받고 청심환을 찾는 분까지 있었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8.22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에 출마해 극우 전한길 세력에 집중 공격 받은 '찬탄 개혁파'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반탄파가 국민의힘 지도부에 입성하는 것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김근식 "배신자 타령으로 훌리건들이 당을 장악… 실패 또 반복하면 그건 사람 아냐"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서 낙선한 '비주류'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4년 계엄으로 탄핵되고도 정신 못차리고, 전광훈 친구인 김문수를 후보로 세워 대참패하고, 이번 전대에서도 탄핵 반대와 배신자 타령으로 훌리건들이 당을 장악하고 다시 김문수가 당대표 되면? 또 도돌이표 돌릴 것인가. 내년 지선 지고 또 그다음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같은 훌리건 당대표 뽑고 또 2028년 총선마저 질 것인가"라며 "사람이 짐승과 다른 건 과거를 기억하고 교훈을 찾는 것이다. 바로 몇 년 전 참담했던 실패를 또 반복한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짠물을 넘어 훌리건 당원들이 우리 당을 장악한 건 분명해 보인다. 자기 팀 실력이 아니라 상대 팀에 대한 적개심만 충만한 난동꾼들이 훌리건이니까"라고 지적했다.
보수언론 조·중·동 "국힘, 민심과 반대로 가, 과거의 늪에서 빠져 쇄신 안 해"
조선일보도 23일 사설을 통해 새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반탄파'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당대표 결선에 오른 것에 대해 "일반 국민 60%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그런데 이날 '반탄파' 후보 2명이 얻은 득표율은 무조건 50%를 넘게 된다. 국힘은 국민 여론의 반대편에 서는 정치 집단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심과 반대로 가는 정당은 존립할 수 없다. 국힘은 소속 대통령이 탄핵돼도, 대선에서 참패해도 바뀐 게 없다. 거대 집권 세력의 폭주를 견제해 줄 야당의 재건을 바랐던 국민들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의 새 대표 후보가 김문수·장동혁 두 후보로 압축된 데 대해 "이번 전당대회는 과거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국민의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국민의힘이 다소 반등한 여론조사가 이어지자 반성과 성찰 대신 "언제까지 사과와 내부 총질만 해야 하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은 스스로 잘해서가 아니라 조국·윤미향 사면과 강선우·이춘석 파동 같은 여권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에 불과할 뿐"이라고 짚었다.
이어 "26일 선출될 새 대표가 무너진 국민의힘을 재건하려면 '반(反)이재명'만 외치며 반사이익으로 연명하려는 안이함부터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윤석열 부부와 단호하게 절연하고, 전당대회를 거치며 더욱 깊어진 계파 간 갈등의 골을 메우는 데 전력해야 한다. 강성 지지층의 정서에 영합하며 '윤어게인'같은 퇴행적 구호만 외친다면 미래는 암울하다. 뼈를 깎는 혁신으로 수권 정당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가 목전이다. 빠른 시일 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새 지도부도 조기에 붕괴하고 비대위 체제로 돌아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아일보 사설도 같은 맥락으로 "국민의힘에 털끝만 한 변화의 가능성이라도 있는지 묻게 된다"며 "그간 국민의힘이 보여 온 행태를 보면 이번 결과는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시대착오적 계엄 이후에도 '반탄' 주장이 횡행했고 대선 패배 뒤에는 친윤 세력이 지도부를 장악했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윤 전 대통령 전횡에 대한 사과와 절연의 당헌·당규 포함, 친윤 핵심들에 대한 인적 청산까지 계엄의 망령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 어떤 쇄신안 하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후보와 장 후보는 이제라도 경선 때 보인 뒷걸음질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의힘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절반도 안 되거나, 절반을 조금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제1야당이 법치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반탄당'을 자처하는 한 그 어떤 정부·여당 견제도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오히려 매서운 심판의 칼날이 국민의힘을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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