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태아 출산율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태아 출생은 산모와 태아에게 모두 고위험으로 분류되지만 관련 실태조사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5일 발간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58호 '한국의 다태아 출생 추이와 과제'에 따르면 국내 다태아 출생은 2000년 1만768명에서 2023년 1만2622명으로 증가했다. 다태아 출생은 한 번에 둘 이상의 태아가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합계출산율과 총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다태아 출생이 늘면서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1.7%에서 2023년 5.5%로 약 3배 증가했다.
해외 국가들과 비교하면 2023년 한국의 다태아 출산율은 분만 1000건 당 26.9건으로 세계 다태아 출산율 데이터에 포함된 국가 중 그리스(29.5건, 2021년 기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 출산율은 0.59건(2023년)으로 가장 높았다.
연구책임자 배혜원 전문연구원은 "대부분의 국가는 합계출산율이 완만하게 감소하면서 다태아 출산율도 함께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지만,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급감하는 가운데 다태아 출산율이 상승해 'X' 자 형태의 그래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다태아 출생 증가 현상은 출산 연령 상승, 의료보조생식술의 발전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자연 임신에 의한 다태아 임신은 전체 임신의 약 1~2%인 반면, 난임시술에 의한 다태아 임신은 30~40%으로 훨씬 높은 편이다.
한국에서 난임시술 건수는 2019년 14만6354건에서 2022년 20만7건으로 늘었고 난임시술 시행 환자 수도 같은 기간 12만3322명에서 13만6905명으로 증가했는데, 이 영향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다태아 모(母)의 출산연령을 보면 2000년엔 25~29세가 50.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나 2023년엔 35~39세(48.9%)로 주 연령대가 바뀌었고 40세 이상도 13.4%에 달했다. 다태아 부(父) 역시 2000년 30~34세(58.9%)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2023년엔 35~39세(46.8%)가 가장 많았다.
다태아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된다. 다태아 산모는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단태아 산모보다 약 2~3배 높고, 조산·저체중 비율도 50~60% 높게 나타난다. 출생 후에도 다태아의 73%가 신생아 집중치료실 치료를 받으며 의료비는 단태아보다 약 4~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다태아 부모의 약 70%가 생후 2년 동안 심각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다태아 산모의 30.2%가 고도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조사도 있다.
그러나 국내 다태아 관련 통계는 출생아 수, 체중, 임신주수 등 기초 현황 파악에 그치고 있으며 양육 실태, 돌봄 환경, 정책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배 연구원은 "다태아 가구 대상 실증데이터 구축 및 정책 연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정책 수요에 기반한 연속적·통합적 보건복지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정책 조정과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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