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손흥민의 주장직과 대표팀 주전 자리에 대해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9월 남자 A대표팀 명단 발표와 홍명보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대표팀은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장소에서 두 개최국과 맞붙는 경기를 통해 양질의 평가전과 더불어 현지 적응 효과까지 노린다. 먼저 현지시간 6일 미국 뉴저지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미국을 만난다. 이어 9일 멕시코와 경기를 갖는다.
사상 첫 남자 대표팀 재외 혼혈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의 발탁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간판스타 손흥민은 이변 없이 선발됐다. 손흥민은 데뷔 후 줄곧 뛰어 온 유럽을 떠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FC로 이적, 3경기 만에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잘 적응하고 있다. 손흥민은 A매치 134경기 51골로 이번 대표팀 나머지 선수의 득점을 다 합친 것과 비슷한 골을 넣어 온 스타다.
그런데 대표팀 주장직 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은 홍 감독은 고민이 많은 얼굴로 “계속 생각은 하고 있다. 변화를 한다면 개인을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점이지만 당장 주장을 바꾼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팀을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은지는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장직에 대한 이야기를 뜬금없이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변화 가능성에 대해 추가 질문을 받은 홍 감독은 “변경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거다. 바꾼다 안 바꾼다 선택은 하지 않았다는 거다”라며 “하여튼 전 주장 안 해봐서 잘 모르겠는데 뭐 여러 가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농담까지 하며 평소 인터뷰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은 원래 글로 정리했을 때 모호해 보여도 직접 들으면 어조와 흐름상 쉽게 이해되는 말을 할 때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로 뜻이 분명치 않은 이야기였다.
손흥민의 주장직에 대한 이야기는 출장시간에 대한 발언과 묶어 생각할 때 좀 더 이해하기 쉬웠다. “이제 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떤 순간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즉 손흥민이 내년 여름 월드컵에서 34세 손흥민이 전경기 선발로 뛸 수 없는 몸 상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꾸준히 완장을 찰 선수에게 이를 넘기고 팀내 리더십도 분산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할 법하다. 내년 월드컵은 기존보다 늘어난 48팀이 시작하기 때문에 16강에 진출하려면 4경기, 목표인 8강 이상에 가려면 5경기 이상을 치러야 한다. 3경기에서 16강행 여부가 갈렸던 기존 대회들보다 경기 부담이 크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과 미국행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어조로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선택이다. 경기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로운 리그 환경에 적응하는 단계에서도 좋은 경기력과 득점까지 할 수 있는 건 본인과 소속팀뿐 아니라 대표팀에도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활약을 꾸준히 지켜볼 것이고 부상 없이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항상 도울 생각”이라며 불만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홍 감독이 던진 주장 교체와 손흥민의 역할에 대한 화두는 이제야 시작된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어떤 맥락인지 장차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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