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된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시장 반응은 조용하다. 그둥안 불법으로 제공되던 보조금이 합법화되고 지원금 상한선마저 사라졌지만 소위 ‘공짜폰’·‘페이백’ 등은 반짝 등장하다 자취를 감췄다.
이동통신3사 간 번호이동 건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다음 달 애플의 새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17이 출시되는 가운데, 새 아이폰이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 이후 최근 들어 이통3사 간 번호이동 건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SK텔레콤이 해지 시 위약금을 면제했던 지난달 둘째 주의 이통3사 간 일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3만1285건이었다. 위약금 면제 마지막 날인 지난달 14일 번호이동 건수는 6만1166건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단통법 폐지 직후인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 동안의 번호이동 건수는 총 15만2411건으로 일 평균 1만5000건 수준이다.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건 이전인 4월 초·중순(일일 7000건~1만건)과 비교하면 조금 늘어난 수치지만 유심 정보 유출 이후인 5~6월(일일 2만건~3만건)과 비교하면 오히려 줄었다.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며 휴대전화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달 들어 번호이동건수는 줄어들었다. 이달 셋째 주에는 일평균 9727건으로 지난 5~6월 대비 크게 줄었다.
단통법이 폐지된 지 한 달 동안 공통지원금을 변동한 건수는 각사마다 5건 내외에 그치기도 했다. 통신사들의 지원금 경쟁이 그만큼 없었다는 의미.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지원금의 법적 공시 의무가 사라졌지만 공통지원금은 여전히 각 통신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통사들은 마케팅비 확대를 통한 출혈경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이탈한 고객에 대해서는 특정한 정량적 목표를 가지고 유입을 추진하기 보다 해킹 사고를 계기로 보안이 가장 강한 회사로 거듭나 자연스럽게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도 “통신사업자들은 현재 인공지능(AI)·IT 분야에 대한 투자와 신규 사업에 대해 전념할 때”라며 “무선시장 경쟁은 장기적으로 치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앞으로 아이폰 신모델 출시나 경쟁사의 가입자 회복 시도로 단기 마케팅 경쟁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과잉 경쟁을 방어하면서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가입자를 수성하겠다”고 전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 애플의 전략 스마트폰인 아이폰17이 다음 달 한국에 첫 출시된다. 애플은 올해도 한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키면서 삼성전자의 ‘안방’ 공략에 나서고는 모습이다. 아이폰17의 경우 10대부터 2040까지 가격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 선호도가 높아 제조사 간 경쟁으로 지원금이 늘어나며 번호이동이 활발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17 시리즈는 슬림한 디자인과 업그레이드된 스펙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폰17 시리즈는 기본, 에어, 프로, 프로맥스 4개 모델로 구성된다. 이번 신제품의 주요 변화는 초슬림 ‘에어’ 모델 추가와 아이폰 최초의 5000mAh 배터리 탑재, 후면 카메라 디자인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다만, 가격은 전작 대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부품 단가 상승과 관세 등의 영향으로 특히 프로맥스 모델은 전작보다 50~100달러(한화 약 7만~14만원) 정도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폰16 프로맥스의 출고가는 1199달러(한화 약 166만원)부터 시작됐다.
이통3사 한 고위 관계자는 “애플은 제조사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통신사 마케팅 비용만으로 고가의 지원금이 형성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하지만 그동안 가입자를 많이 뺏겼던 SK텔레콤 등이 아이폰17 출시 시기와 맞물려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시장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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