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조르지가 K리그1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최단 시간 득점에 성공했다.
2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7라운드를 치른 포항스틸러스가 전북현대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4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전북의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저지했다.
조르지가 포항의 승리를 이끌었다. 3-4-1-2 포메이션의 투톱 중 하나로 선발 출전한 조르지는 투톱 바로 밑에 위치한 홍윤상의 움직임에 따라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실상 왼쪽 윙어처럼 움직였던 조르지는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피지컬로 전북을 괴롭혔다.
조르지 효과는 킥오프 휘슬이 불리자마자 입증됐다. 홍윤상이 왼쪽 측면으로 슬며시 빠지는 미끼 움직임을 활용해 조르지가 박스 근처로 움직였다. 순간 자유로워진 조르지가 어정원의 패스를 받았고 곧바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노린 감아차기로 킥오프 12초 만에 선제골을 올렸다. 전반 44분에는 뒷공간을 판 조르지가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컷백 패스를 보냈고, 함께 쇄도한 주닝요가 수비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조르지는 상단 구석을 향한 강력한 슈팅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포항은 조르지의 2골과 전반 24분 나온 박승욱의 득점을 더해 전북을 제압했다.
조르지의 '12초' 벼락골은 K리그1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2023년 당시 전북 소속 스트라이커 구스타보가 FC서울 원정에서 기록한 11초 득점이다. 경기 후 조르지는 “내 선수 생활 중에서 가장 빠른 골이다. 농담으로도 12초 만에 골을 넣겠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너무 행복하다. 홍윤상이 너무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멀티골로 조르지는 공격포인트 10개를 기록했다. 현재 조르지는 K리그1 27경기 5골 5도움을 뽑아냈다. 지난 시즌 기록한 34경기 4골 4도움을 넘어섰다. 7경기 덜 뛰고도 공격포인트 2개를 더 올린 셈이다. 올 시즌 조르지의 컨디션이 절정의 올랐다는 걸 보여준다.
조르지의 활약에는 박태하 포항 감독의 굳은 신뢰가 숨겨져 있다. 지난 시즌 포항에 처음 합류한 조르지는 주로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았다. 그러나 최전방은 조르지에게 맞는 옷이 아니었다. 좁은 공간에서 공을 지켜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더불어 마무리 능력에 있어서도 큰 기복을 보였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조르지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았다. 박 감독은 조르지의 피지컬과 빠른 스피드를 동시에 살리기 위해 최전방이 아닌 왼쪽 윙어로 적극 기용하기 시작했다. 박 감독의 선택은 완벽히 맞아 들었다. 중앙에 비해 넓은 공간에서 뛰게 된 조르지는 본인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센터백에 비해 비교적 체구가 작은 풀백들을 상대로 조르지는 경합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자신감이 붙은 조르지는 득점 본능까지 되살리며 올 시즌 준수한 공격포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전북전 이후 박 감독은 “조르지는 포항에 입단한 뒤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조르지를 치켜세웠다. 조르지 역시 박 감독에 대해 “감독님께서 신뢰를 주신 덕분에 지난해에 비해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내가 선호하는 자리에서 뛸 수 있는 자유를 주셨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화답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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