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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열린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는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가 일관되게 견지해온 입장”이라며 “완전한 비핵화는 평화와 안정, 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접근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가 당장 일거에 실현 가능한 목표냐 하면 비현실적이라는 걸 누구나 안다”며 “그래서 동결이 아니라 중단, 일단 멈추고 축소하고, 종국에는 비핵화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건 제가 만든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8년) 합의했던 핵심 내용”이라며 “제가 얘기하니까 새삼스럽게 들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결국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단계를 놓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비유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유턴하려면 일단 멈추고 속도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 출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비핵화 과정도 마찬가지다.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측의 유화적인 제스처에도 북한에서 큰 변화가 관측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대응책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김여정 부부장이 ‘제가 위인 되기는 어렵겠다’고 한 공식 발언을 보고, ‘위인 되기를 기대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들의 말에는 복선이 있다고 본다. 서로 어려운 상황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해 과거 정부가 북한을 심히 자극했던 것 같고, 북한으로서는 참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종북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지도 않고, 그런 의도도 없다. 외교·안보 정책을 하다 보면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여정 부부장의 성명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화가 나거나 전혀 그러진 않았다. 오히려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며 “하지만 결국 그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이다. (한때 내가)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자연의 일부’라고 말한 적 있지 않나. 강이 깊든 얕든, 넓든 좁든 우리가 건너야 하는 것처럼 북한도 그런 존재”라고 말했다.
북한이 변화할 것이라는 나름의 기대감도 밝혔다. 그는 “김여정 부부장이든 김정은 위원장이든 그들 나름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그 입장을 고려하되, 강력한 국방력과 억제력을 바탕으로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군사적 충돌 위험을 줄이고, 평화를 최대한 확보해 경제 안정도 누리고 국민 불안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거친 표현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일부 표현에 너무 연연할 필요 없다. 큰 흐름 속에서 돌출된 부분 정도로 생각한다”며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국민의 안전과 국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의제로 올라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회담 의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할 수도 있고 제가 제기할 수도 있는데, 제한 없이 필요한 얘기는 다해 볼 생각”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 문제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회담장에서) 한번쯤은 해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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