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통령 “대러 제재 가능, 여전히 카드 많다” 푸틴 압박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對)러시아 제재를 언급하면서 러시아를 압박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사진=AFP)

밴스 부통령은 이날 공개된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제재는 테이블 위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여전히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는 러시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비롯해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대한 ‘2차 제재’도 포함한다.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를 대거 사들이는 인도에 ‘2차 제재’ 성격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는 “우리는 결국 성공할 것”이라면서 “난관에 부딪힌다면 우리는 협상 과정을 계속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강력한 외교”라고 설명했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러시아에 끌려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3년 반 동안 전쟁을 하면서 러시아가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양보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핵심 요구 사항 일부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쟁이 끝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 측이 전쟁 후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 우크라이나에 꼭두각시 정권을 세울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짚었다. 그는 “러시아는 모든 것을 양보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끈기 있게 노력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낙관했다. 그는 “협상에는 ‘언덕과 계곡’이 있다. 우리는 러시아와 큰 진전을 이뤘다고 느낄 때도 있고 가끔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러시아에 매우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하룻밤 사이에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종전 결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이 문제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관련 미국 파병은 없다는 점을 강조한 뒤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안보 보장 및 신뢰 확보를 지원하도록 적극적 역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도 (전쟁 관련) 핵심 당사자여서 (안보 보장 논의에) 어느 정도 관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 내 사안에 대해서도 답했다. 밴스 부통령은 텍사스주 상원이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하원 의석을 최대 5석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선거구 개편안 조정을 승인한 것에 대해 “전국적 차원에서 상황을 좀 더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자신들의 주를 매우 공격적으로 게리맨더링(특정 정당·후보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 해 왔다. 우리는 이에 맞설 기회가 있고 그게 우리가 하고 있는 전부”라고 말했다.

또 오는 2028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만료 후 밴스 부통령이 후계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통령은 내가 미국 국민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데 집중하길 원한다. 그렇게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