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현안 청탁과 정치권 로비 창구로 지목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5일 구속 후 첫 특별검사팀 조사를 받는다. 전씨는 지난 22일 건강상 이유로 소환에 불응한 바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오전 10시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씨를 불러 조사한다. 당초 특검은 22일 오후 2시께 구속 후 첫 소환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으나, 전씨는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다.
전씨는 지난 2022년 4~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고가의 금품과 천수삼 농축차 등을 받아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4월 초 802만원 상당의 샤넬백을 전씨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7월 초에는 1271만원 상당의 샤넬백을 한번 더 건넸고, 7월 말 6220만원대의 그라프사 목걸이를 전달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를 통해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통일교 국제행사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초청 등 통일교 현안 청탁을 시도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전씨는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당시 통일교와 정계의 연결고리로도 지목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1월 전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라고 물었고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고 회신했다고 한다.
특검은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당선을 돕기 위해 전씨가 통일교와 함께 조직적으로 후원한 데 도움을 준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전씨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계 관계자들로부터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친윤계 의원들에게 공천 청탁을 시도한 혐의도 특검 수사 대상이다.
이에 특검은 지난 18일 전씨를 불러 약 13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특검은 전씨가 검찰 조사와 마찬가지로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고 사실 관계가 다른 진술을 했다고 판단, 증거 인멸 우려 및 도망의 우려를 근거로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은 21일 전씨에게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전씨는 "가방과 목걸이를 받은 것은 맞지만 잃어버렸고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검사가 전씨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6월 전씨 측근인 A씨를 조사했다. A씨는 검찰에 2017년 서울 강남에 있는 전씨 법당에서 현직 검사 B씨와 마주쳤고, 이후 전씨가 '서울중앙지검으로 인사 이동을 시켜줘서 (B씨가) 인사를 하러 온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을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또 A씨는 B씨를 다시 전씨의 법당에서 봤을 때 전씨와 한 연예인의 성추행 혐의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전씨가 "내가 불기소하라면 어떻게 할 거냐"고 말한 뒤 실제 사건이 불기소 처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현재 검찰에서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특검은 22일 언론 공지를 통해 "관련자 조사를 하거나 수사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대검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고 전씨 측근 진술 외에는 이를 확인할 추가 근거가 없다"면서도 "다만 사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 여사에게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특검은 지난번 조사에 이어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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