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가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마리 새.
*천상병(1930∼1993년)은 경남 창원 출신으로 ‘한국 문학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시인이다. 천상병은 1951년 서울대 상대를 입학한 다음해인 1952년 ‘문예’지에서 ‘갈매기’로 공식 등단한다. 1954년 서울대 상대를 중퇴했다. 천상병은 순수한 마음으로 인생을 노래하는 시를 많이 남겼다. 대표적인 시로 ‘귀천’이 있다. 그는 기행과 주당으로 일화를 많이 남겼다.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약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1971년 어느 날 갑자기 거리에서 쓰러지면서 행려병자로 오인된 그는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수용된다. 그의 문우들은 천상병이 어디 가서 죽은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뜻을 모아 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인 『새』를 간행한다. 살아있는 사람의 유고집을 낸 셈이다. ‘새’는 현실 너머의 시선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시다.
앙리 마티스 ‘춤Ⅱ’(1910년). 캔버스에 유채, 260×391cm.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
앙리 미티스(1869~1954)는 야수파의 선구자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20세기의 거장이다. 마티스는 자신이 느끼는 삶의 감정을 그대로 색으로 표현했다. ‘춤Ⅱ’은 당시 러시아의 부호 세르게이 슈추킨의 의뢰로 그린 작품이다. 슈추킨은 바쁜 하루를 보낸 뒤 집에 걸린 이 작품을 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단순한 선으로 표현한 다섯 남녀의 벌거벗은 몸은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대지의 곡선과 어우러진다. 하늘의 푸른색과 대지의 녹색, 인간의 붉은색은 서로 조화를 이룬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알렉산더 푸쉬킨 시, 김효근 작곡/ 소프라노 김순영
*김효근(1960~ )은 이화여대 여대 경영학과 교수로 '아트팝 가곡'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시한 작곡가다. 서정적인 가곡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곡으로 한국가곡 "눈"과 "내 영혼 바람되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가 있다.
*김순영(1980∼ )은 한양대 음대 출신의 소프라노다. 벨칸토 창법에 기반한 뛰어난 고음과 성악적 기량을 자랑한다. 2015년 뮤지컬 <팬텀> 의 주역을 맡아 성악 창법만으로는 부족했던 뮤지컬 장르의 새로운 도전에 성공했다. 청아한 음색과 진성을 활용한 표현력으로 대중들에게 감동을 이끌어내고 있다.
임동춘 ‘여름빛 95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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