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백화점마저 해외로…내수의 벽, 밖에서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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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백화점마저 해외로…내수의 벽, 밖에서 깬다

이데일리 2025-08-25 06:00: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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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대표적인 내수 산업으로 꼽히는 국내 백화점 업계가 한계를 뛰어넘어 해외로 뻗어 가고 있다. 고물가와 저출산·고령화, 온라인 소비 확산으로 전통 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이 정체되면서다. 백화점들은 그간 ‘내수 고급 소비’에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일본·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이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진행한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가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069960)은 다음달 일본 도쿄의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에 ‘더현대 글로벌’ 첫 매장을 연다. 국내 백화점이 일본에 정규 매장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현대 글로벌은 국내 패션 브랜드를 직접 선별해 현지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판매까지 지원하는 ‘K패션 수출 플랫폼’이다. 현대백화점이 국내 브랜드의 상품 수출입과 판매, 해외 리테일 협상 등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대백화점은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5월 패션사업부 내 전담조직 ‘더현대 글로벌팀’을 신설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도쿄 오모테산도 쇼핑 거리에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향후 5년간 일본 내에서 총 5개 리테일숍을 순차적으로 개점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오프라인 리테일의 성장성 둔화를 차별화된 글로벌 사업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 오사카 한큐백화점 우메다 본점에서 진행된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팝업 매장. 국내 브랜드 ‘칼린’ 제품을 둘러보는 현지 방문객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도 이와 비슷한 사업인 ‘하이퍼그라운드’를 통해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들과 함께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해외 쇼핑몰에서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고 현지 업체와의 기업간거래(B2B)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앞서 태국 방콕 시암몰, 일본 오사카 한큐백화점 등에서 팝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파리 쁘렝땅 백화점에서 13개 K뷰티 브랜드와 대규모 팝업을 진행 중이다. 출범 첫해인 2023년에는 160여개 브랜드가 하이퍼그라운드 자체 도매 사이트를 통해 약 50억원 규모의 수주 상담을 성사시켰다.

롯데백화점은 직접 출점 방식으로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선택했다. 현재 베트남 3곳, 인도네시아 1곳에서 4개의 거점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2023년 하노이에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개장 1년 만에 방문객 1000만명을 넘기며 동남아시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1% 증가했고,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기존 하노이점·호치민점 리뉴얼로 럭셔리·프리미엄 수요를 흡수 중이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점은 2500평 ‘K존’으로 K컬처·식문화를 앞세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내부 전경. 주말을 맞아 쇼핑객들로 붐빈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전략은 간접형과 직접형으로 갈린다. 신세계·현대백화점은 국내 브랜드와 동반 진출해 이들에게 매출 수수료를 받는 간접 방식이다. 초기 투자 부담이 적고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다. 그러나 현지 트렌드 변화나 파트너사 협력 구조에 따라 성과가 흔들릴 수 있다. 반면 롯데는 직접 출점을 통해 브랜드 존재감과 장기 수익을 노릴 수 있지만, 투자 부담과 외부 변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백화점이 해외를 돌파구로 삼는 이유는 국내 성장 한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은 식품(3.1%)과 명품(5.0%)을 제외한 대부분 상품군 매출이 감소했다. 남성 의류, 잡화, 여성 캐주얼·정장, 아동·스포츠까지 줄줄이 역성장을 기록했다. 저출산·고령화와 소비 침체가 맞물리며 내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K패션·K뷰티 열풍이 확산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어, 이 기회를 서둘러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내수만으로는 더이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각 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외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고, 향후 3~5년 안에 성패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전략이 유행 추종을 넘어 브랜드와 산업 전체 성장을 이끄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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