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년경 한반도에 정착한 베트남 왕족 후예의 흔적이 남아 있는 봉화군이 'K-베트남밸리' 조성 사업 본격화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24일 봉화군은 봉성면 창평리 충효당 일원에서 ‘한국-베트남 글로벌 교류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오는 26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문화고위급대화 참석차 방한한 호 안 퐁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부호 주한 베트남 대사, 임종득 국회의원 등 한·베 양국 주요 인사가 대거 자리했다.
이날 행사는 다문화 커뮤니티센터 상량식, ‘베트남의 날’ 기념행사, 베트남 전통예술단 공연과 음식 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봉화에 정착한 베트남 리(李) 왕조 후손의 상징인 중시조 이용상(李龍祥)을 기리는 리 태조 동상 제막식도 함께 진행됐다.
다문화 커뮤니티센터는 다음달 12일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370㎡ 부지에 지어진 단층 기와 건물로 베트남식 건축 요소를 담았다. 세미나실, 객실, 공동 부엌 등을 갖춰 국내 거주 베트남인과 다문화 주민들의 교류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창평리는 베트남 리 왕조 개국왕 이공온(李公蘊)의 6대손 이용상을 시조로 하는 ‘화산 이씨’ 집성촌이 위치한 곳이다. 고려시대 망명해 본관을 하사받은 뒤 뿌리를 내렸으며, 임진왜란 당시 이장발이 전투에서 전사한 역사도 전해진다.
봉화군은 이러한 역사적 기반을 바탕으로 2033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11만8890㎡ 규모의 ‘K-베트남 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역사문화 콘텐츠 센터, 다문화 국제학교 등을 세워 양국 교류의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현재 봉화에는 약 100명의 베트남 출신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그중 다수는 결혼 이주여성이지만 한국을 선택해 이주한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봉화로 이주한 도 옥 루이엔 씨와 선예나 씨는 각각 학술·문화 활동과 종친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국내에서 베트남 리 왕조 후손의 유적이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 봉화”라며 “K-베트남 밸리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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