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25일(현지 시각)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일정에 동행하기 위해 24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번 방미 사절단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대거 포함됐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48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미소로 답한 뒤 출국장으로 향했다. 이 회장의 출장길에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동행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내 ‘역대급 투자 카드’를 꺼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에 약 370억달러(54조원)를 투입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운영·건설 중이다. 핵심 관심사는 테일러 공장 증설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23조원 규모 파운드리 계약, 애플과 차세대 칩 공급 계약을 잇달아 따내면서 현지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출장을 계기로 테일러 공장 투자 규모가 61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배터리 사업도 주요 의제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에서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제1공장을 가동 중이며 2공장과 GM 합작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급성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라인 확충도 계획 중이다.
다른 그룹들도 대미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낸다. SK그룹은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약 5조원을 들여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후공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BOSK) 켄터키 1공장을 가동, 추가 2곳과 현대차 합작공장 등 총 3개 공장을 2026년까지 상업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오하이오·테네시에 북미 생산기지를 운영, 미시간 랜싱과 애리조나에서 단독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차·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도 조지아와 오하이오에서 진행 중이다. LG는 지난 6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업계 최초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한화그룹은 방산·우주 부문 협력 확대, HD현대는 조선·해양 프로젝트 협업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연계한 현지 조선소 투자·MRO(유지보수) 협력 모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삼성·SK·현대차·LG·한화 등 4대 그룹을 비롯해 롯데·GS·한진·두산에너빌리티·LS·셀트리온·CJ·고려아연·네이버 등 총 15개 그룹과 한국경제인협회 류진 회장이 합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방미 일정은 단순한 외교 지원을 넘어 미국 내 공급망 구축과 첨단 산업 협력 확대의 중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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