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방문 일정을 끝내고 24일 미국으로 향했다. 워싱턴DC에서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회담은 경제와 안보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현안을 다루는 만큼, 양국 관계의 향배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방미 첫날에는 재미동포 만찬 간담회를 열어 교민사회를 격려하고,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이후 미국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외교·경제 네트워크 확장을 추진한다.
순방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 조선소를 시찰하고, 28일 새벽 한국으로 귀국한다.
◇대통령실 핵심 라인 총동원
이번 순방에는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전원 출동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도 워싱턴으로 향했다. 이른바 ‘3실장’이 동시에 해외 순방길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통상 국내에 남아 국정을 관리해왔던 비서실장의 이번 동행은 파격적이다.
강 실장은 출국길에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국가적 과제”라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설득하기 위해 당연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 의제는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는 정상회담을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닌 실질 성과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대통령실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관세·투자·조선업 협력 시험대
정상회담의 첫 번째 의제는 통상이다. 7월 말 양국 간 관세 협상 타결 이후 후속 조치를 정상 차원에서 다시 공고화할 전망이다. 미국 측이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를 다시 꺼낼 가능성도 거론돼 민감한 협상이 예고된다.
또한 대미 투자펀드 조성,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연계된 한미 조선업 협력 로드맵도 논의된다. 한국 정부는 필라델피아 조선소 방문을 통해 협력 성과를 상징적으로 부각시키려는 구상이다. 다만 실무 협의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게 되면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다.
◇‘안보동맹 현대화’ 주도권
안보 현안의 핵심은 ‘동맹 현대화’다. 주한미군 운영, 한국 국방비 증액,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굵직한 의제가 테이블에 오른다. 특히 한국 정부는 국방비 증액을 동맹 현대화의 필수 과제로 제시할 방침이다.
다만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이나 전작권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깊이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역내 긴장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는 쪽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포괄적 동맹 재편의 시험대
정상회담 결과는 한미 경제·통상 협력뿐 아니라 동맹 구조 자체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에서의 균열이나 안보 협력의 조정은 향후 동맹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은 실질적 성과 여부와 함께 양국이 새로운 관계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한미 재계 인사들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연설을 통해 외교 구상을 직접 밝힌다. 순방 마지막 일정인 조선소 방문은 한미 산업 협력의 가시적 성과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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