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만찬에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고향 음식이 나란히 올랐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 자서전에 서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전날 양국 정상 만찬 일화를 소개하며 "일본 측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생산된 안동 소주와 이시바 총리 고향인 돗토리현에서 만든 다이산 맥주가 마련됐다.
카레 애호가로 알려진 이시바 총리가 즐겨먹는 '이시바식 카레'와 함께, 안동 찜닭과 한국산 장어구이 등 한일 양국의 음식들이 함께 제공됐다.
강 대변인은 "양국의 발전과 우정을 기원하듯 일본 고유의 음식과 한국의 김치가 한데 어우러진 따뜻한 만찬이 제공됐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대학 시절 카레를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캔디즈(1970년대 일본 걸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는 일화도 강 대변인은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출시된 모든 라면을 다 가져오려고 했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했다"고도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만찬에는 양국 정상 외에도 이와야 외무대신과 다치바나 관방 부장관 등 이시바 총리를 선거 때부터 도왔던 측근 참모들이 함께 배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위성락 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 순방에 동행한 참모들이 자리했다.
양국 정상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와 이시바 요시코 여사도 배석했다.
김 여사는 "이시바 총리가 당선될 때 요시코 여사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정서적 공감대를 느꼈다"고 말했고, 이에 일본 측 배석자들은 "선거에서 역전해 이시바 총리가 승리했을 때 여사뿐만 아니라 모두가 울컥했다"고 회고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양국 정상은 서로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며 친분을 다지기도 했다. 정치 비주류에서 정상에 오른 공통점을 비롯해 업무 방식과 고충,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이시바 총리가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에 답장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 잠을 못 잔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나는 주로 일을 시키는 편"이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만찬 말미에는 이시바 총리가 "일본 에도시대의 평화 속에서 조선 통신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양국 공동발표에 담긴 지방 소멸·저출생·고령화·자살 문제 등 사회 공통의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국민들의 정서적인 부분도 잘 헤아려야 두 나라가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함께 할 일이 많으니 서로 이해의 폭을 더 넓히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만찬 후 두 정상 내외는 별도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2+2' 친교 행사를 30분 가량 이어갔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전날 만찬에서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의 일본어 번역본에 서명도 요청했다.
위 실장은 "대화 도중 이시바 총리가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을 읽었다고 말했다"며 "일본어 번역본에 서명해달라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2017년 출간된 이 책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이 자신의 유년 시절, 노동·인권 변호사 활동 등을 돌아보고 정치 철학과 비전을 대담 형식으로 정리한 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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