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파이란' '태극기 휘날리며' 추노' 등의 명작부터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 등 다수의 코미디물까지 장르를 불문,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여기에 tvN 현장토크쇼 '택시', SBS 파워FM '씨네타운' 등 탁월한 진행 센스로 예능과 라디오까지 섭렵하며 멀티테이너로서 존재감을 톡톡히 했다. SBS 1기 공채 탤런트 출신, K 콘텐츠에 없어서는 안 될 '명품 배우' 공형진이다.
공형진이 약 7년이라는 공백기를 깨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지개를 켰다. 19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데뷔해 이듬해 SBS 공채 탤런트가 된 이후 그는 '쉼' 없이 달렸다. '뒤'를 돌아볼 틈도, 미래를 그릴 틈도 없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해에 3~4편의 영화에 출연한 것은 기본이었다. 드라마와 예능까지 들락날락, TV를 켜면 공형진이 나왔다.
"30년 넘게 1년도 쉬지 않았습니다."
숨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인생 후반을 위한 대비책이 필요했다. 2017년 개봉작 '로마의 휴일' 이후 그의 모습을 TV에서도 스크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유다.
엔터 계가 빠른 속도로 변화했다. 팬데믹 이후 시장 상황이 어려워진 데다가 세대교체도 빨라졌다. 배우로서 살아남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잘 나간다 한들, 이 시대 모든 배우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공형진도 일찌감치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동안 여러 방면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간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공형진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공백기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애초부터 사업을 했던 사람이 아니지 않나.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알고, 준비해야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작품활동은 병행하기 힘들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업)기반을 닦아 놓은 후에 활동을 재개하려던 것이 예기치 못하게 늦어졌다"고 밝혔다.
사업준비에 여념이 없던 시기, 중국 쪽에서 영화 기획·제작 의뢰가 들어왔다. 쓰촨성 대지진 10주년을 맞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좋은 기회라고 여겼으나 일이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크랭크인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투자 문제까지 겹치면서 결국 '무산' 됐다. 공형진이 세운 갖가지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생각했다. 매사 성실하고 사람 좋은 그의 곁엔 보물처럼 귀한 '인맥'이 있었다. 중국 기업인들과 연계해 '홍삼' 사업을 추진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말았다. 그 시절 '사업 진행'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공형진은 "어쩌다 중간에 '붕' 뜨고 말았다. 충남 금산에 있는 공장 생산라인 시스템과 연계해서 제 브랜드도 만들었지만, 당시 해외 유통 판매 사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상황이 아니었다"고 아쉬워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사업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공형진은 "사업 스트레스 때문에 16kg이 쪘다. 2019년에 술을 끊었는데,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살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더라"라고 떠올렸다. 그러다 지난해 부모님 건강이 악화됐고, 두 분이 잇따라 소천 하셨다. 마음 고생도 심했다.
공형진은 "지난 5~6년간 많은 경험을 했다. 그 모든 것이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라며 주저앉지 않았다. 다시금 희망의 회로를 돌렸다.
무엇보다 7년 공백기 동안 늘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갈증이 그 누구보다 컸다. 애초에 해 왔던, 자신이 가장 잘 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갑작스럽게 멈춘 것 또한 스트레스였다.
그는 "머뭇거리지 않으려고 한다. 인지도나 스타성 같은 걸 생각할 나이도 아니다. 평생 업으로 해왔기 때문에 스스로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믿고 있다.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든 자신감이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최근 현봉식, 윤경호, 이동휘 등 이른바 '신스틸러'로 불리는 조연들이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이에 공형진은 "쉬는 동안 여러 작품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더라. 다양한 매력을 가진 후배들이 활약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현봉식과 같은 재능있는 친구들과 현장에서 붙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공형진은 "아무리 경력이 있더라도 오디션 보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두렵지 않다"라며 "순수 연극, 창작극 등의 무대에도 서고 싶다. 공연도 복귀하는 데 좋은 방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6년 방송된 '애인있어요'가 마지막 드라마인데 당시 '민태식'이라는 악역을 연기했다. 악역이긴 하지만 당위성이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진짜 극악무도한 악역을 맡아보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현재 드라마 대본과 시나리오 등을 받고 검토 중인 작품이 있다. 이중 OTT를 통해 공개될 기대작도 있다는 귀띔이다. 배우로서의 화려한 귀환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본격적인 배우 복귀에 앞서 공형진은 뉴스컬처 NCTV 채널에서 기획하고 제작하는 '공형진이 만난 사람: 공유시대'(이하 '공유시대')로 공백기를 깬다. 자신의 소통 능력을 살린 토크쇼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대중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포부다.
'공유시대'는 공형진이 MC로 활약, 연예·문화·정치·경제계 인물들의 다채로운 인생사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게스트의 집에서 대부도 더헤븐 리조트까지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 입 풀기를 시작, 리조트 내 VIP 룸 또는 인티니티 풀에서 더욱 편안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각계 인물들의 근황부터 삶의 철학, 가치, 좌우명 등을 깊이 있게 다룰 예정이다. 방송 말미에는 다음 게스트를 지목하는 릴레이 토크 클로징으로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공형진은 "우연히 콘텐츠 전반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아 뉴스컬처 CCO를 겸하게 됐다"라며 "사람들 모두에게 성공이라는 열망이 있지 않나. 그러나 성공에만 포커싱을 맞추면 각박할 것 같다. 성공하기까지 고난을 극복해 온 과정을 통해 모두에게 용기와 희망, 위안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실패, 시련과 고난에 대한 거울 치료가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형진은 "'공유시대'를 함께 하는 분들이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는 노하우와 솔루션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형진 스스로도 '공유시대'를 통해 '위안'을 받고 싶은 바람이다. '성공'을 이루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인물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시간을 완전히 극복했다기보다 지금 견디는 중이다. 배우로서 복귀뿐만 아니라 사업 성공에 대한 노력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성공'이 보장된 것이 아니어서 당연히 불안감이 있다. 외줄 타는 심정으로 한 걸음씩 차근차근 걸어왔다. 그러나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작품활동을 병행하면서 또 다른 꿈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지난 공백기 동안 습득했다"고 이야기했다.
공형진은 "향후 글로벌 기업을 운영해 보고 싶다. 해외에서 주목할만한 좋은 제품을 론칭해서 우리나라 품질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더불어 공형진에게는 오랫동안 이루고자 한 큰 꿈이 있다. 엔터 사업을 통해 후배들을 양성하고자는 뚜렷한 목표도 가지고 있다.
그는 "무엇이든 잘 해 내려면 건강 관리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부모님을 보내 드린 이후 15kg 가까이 뺐다. 술은 당연히 안 마셨고, 2011년부터 해오던 1일 1식을 다시 시작했다. 다이어트 꿀팁은 약간의 마음고생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공형진은 "'공유시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많은 분께 위안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라며 "과거 '파이란'을 함께한 최민식 선배, 대학 시절 가깝게 지낸 손현주 선배,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도 꼭 초청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한편 '공형진이 만난 사람들: 공유시대'는 이달 중 첫 회 배우 신현준 편이 공개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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