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2종이나… 여름에도 얼음 어는 곳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희귀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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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2종이나… 여름에도 얼음 어는 곳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희귀식물’

위키트리 2025-08-24 10:3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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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풍혈지에서 무려 82종의 멸종위기 희귀식물이 살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밀양 얼음골 주요 식물인 꼬리말발도리(좌)와 주저리고사리(우) / 산림청 국립수목원 제공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최근 국내 주요 풍혈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풍혈지가 기후위기 시대 생물다양성 보전의 핵심 거점임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풍혈지는 단순히 바람이 드나드는 구멍이 아니라 지반 전체가 냉장고처럼 작동하는 독특한 지형이다. 산비탈이나 계곡에 쌓인 크고 작은 돌들이 겹겹이 포개지면서 안쪽에는 넓은 빈 공간과 틈이 생긴다. 겨울이 되면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이 공간 속으로 스며들어 오랫동안 머문다. 바위와 흙이 단열재처럼 냉기를 붙잡아 두면서 지반 속은 한여름에도 낮은 온도를 유지한다.

여름이 되면 지반 속의 찬 공기가 바위 틈을 따라 밖으로 흘러나온다. 사람 눈에는 단순한 바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겨울 내내 저장된 냉기가 바깥으로 새어 나오는 것이다. 풍혈지에 들어서면 한낮에도 마치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이 얼굴을 스친다. 어떤 곳은 이 현상이 강하게 일어나 실제로 얼음이 얼 정도의 낮은 기온을 유지하기도 한다.

이처럼 풍혈지는 일반 산림과는 전혀 다른 기후 환경을 만들어낸다. 뜨거운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가득하기 때문에 희귀식물과 특산식물 그리고 북쪽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수 있다.

국립수목원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풍혈지에서 확인된 자생종은 모두 1204종이다. 이 가운데 멸종위기 희귀식물 82종과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 61종이 포함됐다. 북방계 식물도 212종이 확인됐다. 월귤과 흰인가목 같은 희귀식물이 대표적이며 병꽃나무와 백운산원추리 같은 특산식물도 보고됐다. 돌단풍과 야광나무 같은 북방계 식물 역시 풍혈지에 자리 잡고 있다.

열화상 드론으로 촬영한 밀양 얼음골, 한낮에도 1도를 유지한다. / 산림청 국립수목원 제공

대표적인 풍혈지인 밀양 얼음골은 무더운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름철 한낮에도 풍혈지 내부와 외부는 20도에서 30도에 이르는 온도 차이를 보인다. 이곳에서는 총 236종의 식물이 발견됐다. 희귀식물 8종과 특산식물 13종 북방계 식물 37종이 포함됐다. 꼬리말발도리는 우리나라 희귀식물이자 특산식물이며 동시에 국가적색목록 취약종으로 지정돼 보호가 필요한 식물이다. 주저리고사리는 기후 변화에 민감한 북방계 식물로 풍혈지 보전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풍혈지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훼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탐방객이 늘어나면서 탐방로가 붕괴되거나 무분별한 출입과 식물 채취로 식물 군락이 실제 감소한 사례가 보고됐다. 의성과 진안 정선 지역 풍혈지에서는 생태계가 이미 퇴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이러한 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 제한과 보호구역 설정 정밀 조사와 모니터링 강화 생태 해설 프로그램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풍혈지가 생물 서식지이면서 동시에 경관 자원이라는 이중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균형 있는 관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국립수목원은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풍혈지를 대상으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별 맞춤형 보전 전략 수립을 위해 조사와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임영석 국립수목원 원장은 풍혈지는 이상 고온 같은 기후변화 속에서 생물다양성을 지켜낼 수 있는 중요한 피난처라며 아직 보고되지 않은 생물종이 살아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연구와 체계적인 관리로 미래세대를 위한 산림자원을 보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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