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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다양한 메뉴도 마련했다. 카레 애호가로 알려진 이시바 총리를 고려해 카레 요리가 곁들여지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에서 “만찬에 참석해 보니 일본 측이 한국을 배려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며 “주류로는 안동소주와 돗토리 맥주가 함께 배치돼 협력과 화합을 상징하는 제스처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안동 찜닭, 한국식 장어구이, 한국산 해조류 요리 등 한국 음식을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장어구이 위에 김치를 올린 이색 요리도 등장했다. 위 실장은 “대통령이 복숭아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일본 오카야마산 백도가 준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만찬장 위에 올라온 카레도 화제였다. 이시바 총리는 대학생 시절에 카레만 먹을 정도로 ‘카레마니아’였다. 인터넷 등에 ‘이시바 카레 레시피’가 있을 정도다.
먹거리 외에도 안동의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사진이 전시돼 정상 간 대화 주제가 이어졌다. 안동소주와 돗토리 맥주, 일본산 와인과 사케가 곁들여지며 양국 정상이 와인과 술, SNS와 정치인 가족의 삶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시바 총리는 만찬 도중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 일본어판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를 읽었다고 밝히며 서명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장면은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양자회담 대상으로 이시바 총리를 택하며 만들어낸 우호 분위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일본 언론에서도 ‘한국 보수 정권에서도 전례가 없던 장면이다. 예상 못한 서프라이즈였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외국 정상 환영 만찬에서 방문객의 취향과 문화적 상징성을 담은 메뉴를 올려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찾았을 때는 햄버거가 등장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방일 때는 그가 언급했던 오므라이스가 만찬 메뉴로 나왔다.
이번 만찬 역시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환대)’ 철학을 담아 구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 실장은 “회담과 만찬 그 이후 친교 시간을 통해 두 분간의 교분이 깊어졌다”면서 “한일 관계에 대한 솔직하고도 심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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