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박수연 기자] 젠지 펍지 팀이 3년 만의 '감독 시스템' 재도입으로 명가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PWS(PUBG Weekly Series, 이하 PWS) 2025 페이즈 2'를 통해 국내 리그 판도를 흔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국내 리그인 'PWS 2025' 페이즈 2가 이달 26일부터 9월 28일까지 한 달여간의 레이스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DN 프릭스와 T1의 양강 구도 속에서 젠지가 ‘e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이하 EWC) 2025’ 준우승의 기세를 몰아 얼마나 큰 변화를 몰고 올지다.
젠지는 앞서 한국 시간으로 지난 17일 막을 내린 ‘EWC 2025’ 배틀그라운드 종목에서 한국 팀 가운데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하며, 배그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킨 바 있다. 역대급 우승 경쟁 속에서 대다수 전문가와 팬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호성적으로, 2024 시즌부터 추진해온 리빌딩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고 이 같은 리빌딩 중심에는 레클로(LeClo·강민준) 감독과 토시(Tosi·성윤모) 선수가 있다.
우선 토시는 젠지 리빌딩의 시작점이다. 토시는 2024년 1월 젠지 유니폼을 입은 이후 잇단 로스터 변화 속에서도 굳건히 팀을 지키며, 기존의 화려한 개인 플레이 기반 팀 컬러 대신, 팀으로 움직이는 스타일로의 변화를 주도했다.
특히, 풀스쿼드를 바탕으로 한 치킨 획득 전략에 큰 비중을 뒀는데, 과거 매치 초반 인원 손실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는 분명 달라졌다. 실제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UBG Global Championship, 이하 PGC) 2023' 그랜드 파이널에서 22분 30초로 10위에 불과했던 젠지의 매치당 평균 생존시간은 이번 EWC 파이널 스테이지 26분 15초까지 올라왔다. 이는 우승을 차지한 트위스티드 마인즈의 24분 55초보다도 높은 기록이다.
토시는 올 시즌을 앞두고도 "성적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꾸준한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감독 영입에 목소리를 낸 것 또한 토시였다. 젠지는 전통적으로 선수들이 스트리머까지 병행하는 문화와 자율성을 중시해, 가급적 감독을 두지 않았다. 즉, 레클로 감독의 영입은 이 같은 기조를 깬 것으로, 토시는 당시 "감독의 존재감 자체는 큰 차이가 있다. 레클로 감독의 지휘 하에 피드백에 집중, 하나하나 빠르게 고쳐 나간다면, 충분히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레클로 감독도 지난 3월 'PWS 2025' 페이즈 1 3주차부터 지휘봉을 잡은 직후,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초반 부진을 딛고 4위로 이끌었고, 'EWC 2025' 한국 지역 예선에서는 1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등, 'PGC 2023'에서 다나와 이스포츠 플레잉코치로 얻은 우승 DNA를 젠지에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무엇보다도, 젠지의 가장 큰 장점으로 팀워크와 유연성을 꼽은 레클로 감독은 경기 중반 이후 집중력 유지와 디테일적인 측면을 보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는 젠지가 EWC 2025 파이널 스테이지 열두 매치에서 16개 팀 중 두 번째로 많은 35점의 순위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판을 읽는 눈도 남다르다. 레클로 감독은 EWC 2025를 앞두고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팀 내 키플레이어로 플레임(F1ame·문지훈)을 꼽았다. EWC처럼 변수가 많은 대회일수록, 얼마나 자신의 기량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팀 전체의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플레임 선수가 그 역할을 잘해줄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그리고 플레임은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이 같은 기대에 십분 부응했다. 특히 최종일 고비마다 오르카(Orca·이장원)와 함께 '듀쿼드'에도 불구하고 다량의 포인트를 따내며, 팀의 순위 상승을 주도했다. 실제 수치에서도 그룹 스테이지 20킬, 파이널 13킬 등,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3킬을 기록했다.
이 같은 레클로 감독의 리더십 하에 젠지는 EWC 2025를 최종 준우승으로 마무리, 이번 PWS에서도 DNF, T1과 함께 3강 구도를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PWS 2025' 페이즈 2의 동기 부여도 충분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최상위 레벨의 세계 대회인 'PGC 2025'에 진출할 한국 4개 팀이 확정되는 가운데, 젠지는 PGC 포인트 순위에서 58점으로 6위에 랭크되어 있다. 4위와는 단 9점 차다. 물론, PGS 포인트 6위에 랭크된 만큼,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시드를 통해 진출할 수도 있지만, 아직 PGS 9·10을 앞두고 있는 만큼,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스포츠 관계자는 "2024 시즌을 앞두고 해체설이 돌았던 당시와는 격세지감"이라며, "배그 팀 해체는 없을 것이란 이지훈 단장의 약속과 토시의 집념, 레클로 감독의 리더십이 젠지의 명가 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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