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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희생자와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뜻을 전하며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100년 전 아라카와 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와 아직도 귀향하지 못한 유골들의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다시는 반인권적 국가 폭력이 반복되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8·15 경축사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미래로 가지만 과거는 직시한다는 입장의 연장선으로, 이번에도 과거를 분명히 짚은 것”이라며 “많은 동포들이 공감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또 “이 대통령이 여전히 인권 문제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언급했는데, 동포들도 그 부분에 귀 기울여 들었다”고 덧붙였다.
재일동포들의 기여와 헌신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광복의 기쁨도 잠시, 조국이 둘로 나뉘면서 서러움이 이어졌지만 여러분은 늘 조국의 후원자이자 버팀목이었다”며 “주일 공관 10곳 중 9곳이 동포들의 기부로 세워졌다. 1988년 올림픽, IMF 외환위기 등 역사적 고비 때마다 고국을 위해 발 벗고 나서 주셨다. 정부는 이 애국심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일의 의미도 짚었다. 한국 대통령이 양자 정상외교의 첫 상대국으로 일본을 찾은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다. 이 대통령은 “양자 방문국 첫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광복 8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여러분을 가장 먼저 뵙게 돼 더욱 뜻깊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발언에서는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인간 중심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겠다. 그렇게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대통령으로서 만들 것이니, 여러분도 또 다른 주권자로서 일본에서 반드시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북미나 유럽의 동포들은 투표를 위해 1박 2일의 여정을 감수한다”며 “재외동포 투표의 불편을 줄여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의미를 온전히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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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간담회에는 재일동포 200여 명과 정부 인사 등을 합해 250여 명이 참석했다. 김이중 민단중앙본부 단장은 “오랜 차별을 견디며 조국의 평화를 곧 우리의 평화라 믿어온 동포들에게 특별한 자리”라고 말했다. 신대영 신주쿠 한국상인연합회 수석 부회장은 “신오쿠보 지역은 4차 한류 열풍으로 활황”이라며 K-컬처의 힘을 전했다. 공연에서는 재일동포 3세 국악인 김어리가 가야금으로 ‘뱃놀이’를 연주해 흥을 돋웠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친 뒤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 일정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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