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디스플레이 삼킨 中 투자…규제 장벽에 ‘브레이크’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배터리·디스플레이 삼킨 中 투자…규제 장벽에 ‘브레이크’

이데일리 2025-08-23 09:00:00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중국의 한국 투자가 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신고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국을 제쳤지만, 실제 집행은 규제 불확실성과 미중 갈등 여파로 제한적이었다. 기회와 리스크가 교차하는 가운데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주목된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한국 직접투자 신고액(홍콩 포함)은 전년 대비 147.4% 늘어난 67억94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에 유입된 외국인투자(FDI)에서 중국의 비중은 19.7%까지 확대돼 7년간 1위였던 미국을 제쳤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신고액은 48.9% 감소한 19억5300만 달러로, 일시적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불확실성이 반영됐다.

실제 집행액은 12억3000만 달러로 전체 6위에 머물렀다. 제조업 비중이 77.7%로 압도적이었고, 서비스업은 21.6%에 그쳤다. 대표 사례로는 새만금에서 진행된 화유코발트·GEM의 배터리 합작, 산산그룹의 LG화학 편광판 인수 등이 꼽힌다. 알리바바·테무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과 BYD·지커 등 전기차 업체도 한국 시장에 속속 진출했지만, R&D·ICT 투자는 계획에 비해 실행이 더뎠다.

중국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정책적·전략적 요인이 있다. 중국 정부는 ‘14차 5개년 규획’과 ‘신국 9조’를 통해 첨단 제조업·녹색산업 해외투자를 장려하고 있고, 상장기업의 M&A와 R&D 투자를 지원한다. 동시에 미중 갈등 심화 속에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미국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거점으로 한국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은 첨단산업 인프라와 기술 경쟁력을 갖춘 ‘고기회-고위험 국가’로 평가된다.

그러나 신고액과 집행액 간 괴리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배터리·특수목적 기계 분야 신고액이 폭증했지만, 미국의 ‘외국우려실체(FEOC)’ 지정 등 규제 불확실성으로 다수가 보류·철회됐다. SK온·에코프로와 GEM의 새만금 전구체 공장, CNGR-포스코 니켈 정제공장 투자 등이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시장 둔화로 사업성 악화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중국 자본이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흑연·리튬 등 핵심 소재를 중국 의존에 크게 기대고 있어 협력 필요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일 품목 경쟁 심화, 기술 유출 우려, 우회수출로 인한 미국 관세 리스크는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 내 중국 알루미늄 업체를 우회 수출로 의심해 제재한 사례가 있다. 한국 정부는 무역안보특별조사단을 신설해 단속을 강화하고, 산업기술 유출 방지법도 시행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중국 투자를 무조건 수용하기보다 배터리 신소재·폐배터리 재활용 등 보완적 협력, 고부가 서비스업 유치, 민감 업종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자본은 한국 경제에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중 패권 경쟁 리스크를 동반한다. 향후 한국의 대응은 ‘열린 투자 환경’과 ‘기술·안보 관리’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