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전면전 중 하나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며 시작된 이 전쟁은 국내외 증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쟁 발발 직후 아시아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와 코스닥은 2~5%가량 급락했다.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불안, 그리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데 따른 결과였다. 그러나 이후에는 국내 증시가 저가 매수세로 빠르게 반등하며 3~4일 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러시아와 교역 의존도가 높은 유럽 지역에 비해 한국 증시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다.
사진=픽사베이 무료이미지 (러시아 붉은광장)
2025년 8월 현재,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 협상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핵심 쟁점들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완전한 휴전과 종전 선언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연내 휴전 가능성을 약 70%로 전망하며 점진적인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휴전 또는 종식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는 어떤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거나 휴전될 경우,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재건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도로, 철도, 교량, 주택, 에너지 시설 등 국가 전반의 핵심 인프라가 심각하게 파괴돼 전면적인 복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업 규모를 약 5,240억 달러(한화 약 700조~750조 원)로 추산한다. 이는 우크라이나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2.8배에 달하는 규모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마셜 플랜에 견줄 만한 초대형 경제 재건 프로젝트다.
사진=픽사베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서방 국가들을 비롯해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 국제 금융기구와 다국적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과 투자를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내외 기업과 관련주들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재건 사업 초기에는 유럽, 한국, 미국 등 우방국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사업 참여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관련 상장사들은 이미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건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코오롱글로벌, HD현대건설기계, 현대로템,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대표적인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파괴된 인프라와 주택, 에너지, 교통망 복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재건 관련주는 전쟁 국면과 종전 기대감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는 국내외 건설업종의 펀더멘털 회복과 국제사회의 재건 지원 논의가 본격화되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주가가 각각 약 20%, 15% 상승했다. 이어 2024년 말 종전 기대감이 확산하자 이들 종목은 단기적으로 탄력적인 반등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진=HD현대건설기계 40톤급 굴착기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에서 약 3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HD현대건설기계는 키이우에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며 현장 대응력을 강화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025년 8월 현재도 재건 관련 소식에 따라 주가가 1~13%대의 상승세를 자주 기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 및 에너지 관련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휴전되거나 종식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는 석유화학 및 에너지 업종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쟁으로 파괴된 발전소, 송전망, 가스 및 석유 공급 시설의 복구와 신규 건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은 설비 공급, 시공, 운영 등에서 대규모 수주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 확대와 기존 석유화학 설비의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관련 기술과 장비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주요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쟁 종식은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축소를 가속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체 에너지 개발이 활기를 띠고, 한국 석유화학·에너지 기업들의 제품 수요 또한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NG, 친환경 에너지 설비,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등은 수출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사진=롯데케미칼
실제로 2025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과 글로벌 원유 수급 개선 전망이 맞물리면서 롯데케미칼 주가가 단기간 강세를 보였다. 한 달 중 6거래일 동안 약 32%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나프타 분해 설비를 기반으로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해,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핵심 자재 공급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전쟁이 휴전되거나 종식될 경우, 석유화학 및 에너지 업종은 ▲우크라이나 인프라 복구 ▲신재생 에너지 확대 ▲글로벌 수출 증가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러시아 제재 완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안정 역시 해당 업종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 관련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및 인근 국가와의 무역·물류가 지연되면서, 자동차 부품과 원자재 조달에 큰 어려움이 발생했다. 특히 반도체, 철강, 희귀 금속 등 핵심 원자재의 공급이 불안정해지며 생산 차질과 출하 지연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그 여파로 국내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은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초까지 실적 부진을 겪었고, 주가 또한 평균 10~15% 하락하는 타격을 입었다.
전쟁 발발 전까지 러시아는 한국 자동차 수출의 주요 시장 중 하나였다. 그러나 경제 제재와 현지 정세 불안으로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철수와 매출 감소가 가시화됐다. 실제로 2022년 한국의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약 40% 줄었다.
향후 전쟁이 휴전에 이르거나 종식된다면, 물류 차질과 원자재 공급난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부품 조달과 생산 공정이 정상화되면서 생산 차질 해소와 수출 증가로 이어져,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또한 러시아 및 인근 국가의 경제가 회복되면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 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해당 지역에서 매출 확대 기회를 다시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현대차
대표적인 수혜주로는 현대차와 기아가 꼽힌다. 양사는 전쟁 종식과 함께 러시아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높아 수혜가 기대된다. 현대차는 2023년 12월 러시아 공장을 매각했으나, 바이백 조항이 포함돼 있어 재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현지 자동차 시장 회복 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엔진 및 자동차 부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던 현대위아 역시 러시아 시장이 회복되면 빠른 매출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실제로 2025년 3월 기준, 주가는 전쟁 종전 기대감을 반영해 상승세를 보였다. 성우하이텍 또한 현대차와 함께 러시아에 진출했던 경험을 토대로 재진출 시 수혜가 기대된다.
KG모빌리티는 우크라이나 경찰청과의 픽업트럭 공급 계약 등 전후 재건 사업 확대를 통해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기차 및 2차전지 업계(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도 유럽 시장의 회복과 함께 전기차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사진=전기차 토레스 EVX / 사진=KG모빌리티 제공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강화되고 신재생 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및 친환경차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4년 하반기 이후 국내 전기차 관련 종목들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평균 2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아가 전쟁 종식은 글로벌 경제 전반의 안정화에도 기여해 소비 심리와 구매력 회복을 촉진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산업은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성장 동력을 강화하며 한층 견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현대로템
한편, 국내 증시에서 방산주는 전쟁 지속 시 수혜를 입었으나, 휴전이나 종전 시에는 급락 위험이 크다. LIG넥스원,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주요 방산주로, 종전 조짐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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