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글로벌 유명 버거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반면 롯데리아·맘스터치 등 토종 브랜드들은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푸드 열풍을 발판으로 현지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최근 몇년간 국내에 프리미엄 버거가 속속 들어왔지만,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이 들인 미국 프리미엄 버거 슈퍼두퍼는 2022년 강남 1호점 오픈 후 약 2년 반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됐다.
SPC가 운영하는 '쉐이크쉑'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쉐이크쉑 운영사 빅바이트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1065억원이나 영업손실은 1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온지 2년만에 매물로 내놨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다소 비싼 버거 가격으로 충성 고객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는 국내 버거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한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잇따라 진출하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몇 년 동안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고든램지 등 해외 버거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됐다. 버거시장 포화 속 ‘오바마 버거’로 불리는 굿 스터프 이터리는 지난 2022년 5월 국내 매장을 오픈했으나 매출 부진으로 5개월여 만에 국내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화된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나 차별화된 맛이 필수적”이라며 “고물가 시기에 소비자 선택이 제한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국내 토종버거 브랜드들은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내 풀러튼 시티에 1호점인 롯데리아 풀러튼점을 내고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사전 오픈 기간에는 일평균 500명이 방문하며 오픈런 현상을 빚기도 했다. 대표 메뉴인 리아불고기·새우버거, 비빔라이스버거 등 K-푸드 색깔을 담은 5종의 버거와 사이드 메뉴로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롯데리아는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몽골 등 동남아 4개국 내 약 32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맘스터치도 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맘스터치 도쿄 시부야점은 개점 1년만에 방문객 70만명, 매출 50억원을 돌파했다. 맘스터치는 매장 오픈 전부터 치밀하게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 메뉴를 확인하기도 했다. 정식 매장 출점 전 현지 팝업 행사를 통해 메뉴 반응을 사전 검증하는 등 치밀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맘스터치는 연내 하라주쿠에 2호점을 열고 추가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토종 브랜드의 성과는 고무적이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단기적 인기보다는 장기적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과 브랜드 파워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열풍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전략적 해외 안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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