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대전 인동의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HEREDIUM)이 프랑스 현대미술가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 개인전 ‘MEMORIES OF THE FUTURE-미래의 기억들’을 오는 31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헤레디움이 선보이는 네 번째 기획초대전으로, 앞서 안젤름 키퍼, 레이코 이케무라, 마르쿠스 뤼페르츠에 이어 열리는 국제적 전시다.
로랑 그라소는 2008년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수상 이후 파리 퐁피두 센터, 오르세 미술관, 몬트리올 현대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주목받았다. 2015년에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기사장)을 수훈했고, 국내에서는 리움미술관 외벽 네온 작품 ‘미래의 기억들(Memories of the Future)’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라소의 작품은 기후 변화, 생태 위기, 역사와 과학, 신비적 상상력 등 복합적인 주제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몽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화풍으로 패션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불가리(Bulgari)와 협업해 시계를 디자인했고, 글로벌 브랜드 루이비통은 그의 회화 연작 ‘Studies into the Past’를 런웨이 의상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영상, 회화, 조각, 설치 등 약 22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시장에는 대형 LED 패널 영상과 네온 설치작품, 회화 연작 등이 함께 구성되며, 관람객에게 몰입도 높은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대표작 ‘Orchid Island’는 대만 란위섬의 풍경 위에 떠다니는 검은 직사각형 이미지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과 불안한 기후 현실의 대비를 드러낸다. 또 루이비통과 협업한 ‘Studies into the Past’ 회화 연작과 ‘과거에 대한 고찰’(2009), ‘미래의 식물표본실’(2020) 등 신작도 한국에서 처음 공개된다.
전시는 크게 세 가지 구성으로 진행된다. ‘현재의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를 담은 장면’,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과거와 미래의 대화’, ‘지속가능성과 생태적 균형에 대한 성찰’을 다루며, 과학적 상상과 철학적 질문이 어우러진 예술적 풍경을 선보인다.
개막을 앞두고 헤레디움은 이달 30일까지 얼리버드 티켓을 최대 44%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성인 1만 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5000원이며, 헤레디움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한편, 헤레디움은 1922년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복원해 2022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라틴어로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를 뜻하는 헤레디움은 아픈 근대사의 흔적을 간직하면서도 예술과 문화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헤레디움은 이번 전시와 함께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공연, 전시 연계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해 대전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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