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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AI 대전환의 핵심이 미래 인재 양성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수한 인재를 키우는 것은 물론, 해외로 떠난 국내 인재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고 교육의 기회를 넓혀가야 한다는 구상이다.
장 원장은 AI 전환과 기술 개발, 산업화까지 전 부문이 결국 인재 문제로 귀결된다고 봤다. 장 원장은 “미국의 메타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인재를 빨아들이는 이유가 있다”며 “급여 등 처우는 물론, 자신이 세상을 바꾸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원장은 국내 AI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르쳤던 학생들 대부분이 ‘실리콘밸리’를 꿈꾸고 있고, 국내 대기업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은 성과에 따라 과감하고 혁신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스타트업 문화 대신 대부분 옛 대기업의 수직적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짚었다. 그러면서 “낡은 체계를 바꾸고, 과감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인재들을 국내에 잡아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외국인 인재 유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 원장은 “최근 K팝 등 한국 문화가 발달하며 우리나라는 외국인들도 공부해보고 싶은 곳이 됐다. 실제 우리 연구원에도 독일인 연구자가 있을 정도”라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좀 더 매력적인 환경이나 대우를 제공한다면, 국내에서도 연구를 해볼 수 있다는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의 기본이 되는 컴퓨터공학과 위주의 인재 육성도 장기적인 과제로 풀어나가야한다고 했다. 장 원장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 정원의 반 이상은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하고, 바로 산업계로 투입된다”며 예시를 들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서울대의 컴공과 정원도 10배 넘게 늘리고 싶다”며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장 원장은 결국 인간이 AI를 다루는 주체로 서야 하는 만큼, 융복합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장 원장은 “모두 컴공과 소속이 아니더라도, AI에 관심이 있고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꿈”이라고 했다. 그는 “오히려 AI를 다루려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그것은 곧 인문학적 소양이기도 하다. 그러한 복합적인 구상을 할 수 있어야 AI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평생 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진 것을 언급하며 장 원장은 AI를 ‘평생 교육’의 관점에서 깊이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결국 기계가 인간을 넘어설 수 없는 것처럼, 인간도 AI보다 한 단계 위에 서게 될 것”이라며 “AI 시대가 본격화되더라도 인간은 계속 공부해 나가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가며 위치를 재정립하게 될 수 있다.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인재’가 무엇인지 계속 함께 공부해가야 할 때”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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