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신작 줄줄이 연기 왜···시장 문제인가 준비 부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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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신작 줄줄이 연기 왜···시장 문제인가 준비 부족인가

이뉴스투데이 2025-08-21 17:13: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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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가상 이미지. [사진=생성형 AI 챗GPT]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하반기 이후 선보일 예정이던 신작 출시 계획을 계속 연기하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압도적인 기술력과 풍부한 자금 동원력을 앞세운 중국 게임이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 높아지는 게이머들의 눈높이에 한국 게임사들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흥행 신작이 한번 나오면 수년 이상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는 라이브 서비스가 대세가 되고 있는 ‘시장 문제’라는 의견과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준비 부족에도 불구하고 출시를 이르게 예고하는 등 ‘마케팅적 문제’라는 주장도 나오는 양상이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진행한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던 신작 4종의 출시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또한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이던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2026년 3분기로 지연됐고 ‘프로젝트 S’와 ‘검술명가 막내아들’ 지식재산(IP) 기반 게임은 아예 출시일이 ‘미정’이 됐다.

펄어비스의 기대작 ‘붉은사막’의 경우 출시 일정이 2025년 4분기에서 2026년 1분기로 연기됐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이후 개발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세 차례나 출시를 연기하면서 붉은사막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높아진 상태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출시 일정 조정이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은 아니나 반복적인 지연은 투자심리에 상당히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크래프톤도 지난해 ‘어비스 오브 던전(옛 명칭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딩컴 투게더’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두 게임 모두 출시가 연기됐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지난 6월에서야 동남아 및 중남미 시장에서 소프트 론칭(한정 지역 출시)에 들어갔지만 ‘딩컴 투게더’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신작을 대형 MMORPG ‘아이온2’ 하나만 출시하기로 했다. 당초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아이온2’를 비롯해 ‘LLL’, ‘브레이커즈’, ‘타임테이커즈’ 등 4개의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이온2만 올해 4분기 출시하고 나머지는 모두 내년으로 예정했다. 신작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완성도를 높여 출시하겠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웹젠도 2023·2024년 지스타에 연이어 출품한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테르비스’ 출시일을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이후로 미뤘다. 

게임 개발 도중 부족한 시장성 등을 이유로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분사한 자회사 루디우스게임즈는 지난 7일 모바일 기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택탄(TACTAN)’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넥슨도 지난 4월 ‘바람의나라: 연’ 제작사 슈퍼캣이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었던 ‘바람의나라 2’ 퍼블리싱 계약을 전격 해지했다. 이보다 앞서 슈퍼캣이 개발해 넥슨이 퍼블리싱 예정이던 ‘환세취호전 온라인’ 개발팀을 해체한 지 3개월여만이었다.

현재 국내 게임 업계는 신작이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가 예전에 비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흥행 신작이 한번 나오면 게임업체들이 수년 이상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는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시 후 수년간 지속 업데이트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 표준이 되는 분위기다. 이 구조에서 초기 4~8주 성과는 향후 수년간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등극했다.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 대표는 지난 6월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기조 강연에서 “국내 PC방 순위를 보면 2020년 이후 나온 게임은 별로 없고 출시한 지 10년 넘은 게임 위주고, 글로벌 스팀 순위 상위권 절반 이상도 5∼10년 묵은 게임”이라며 “모바일 게임도 새로운 게임이 진입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개발이 늦어질지더라도 완성도와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작년 한 해 새롭게 출시된 K게임 중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신작은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스마일게이트의 ‘로드나인’, 111퍼센트의 ‘운빨존많겜’ 정도다.

국내 게임사들이 신작 게임 출시 연기를 하는 것에는 당장의 단기 매출보다 장기 IP 가치를 우선시하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엔씨소프트가 2026년까지의 신작 일정을 분기별로 분산 배치하는 것도 한 번에 여러 신작을 출시하기보다는 각각의 성공 확률을 높여 전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러한 분산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출시 물량 감소로 이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게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중국 게임 수준에 맞는 품질을 확보함으로써 해외 시장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신작 출시 일정 연기와 관련해 “더욱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 상황이나 유저들의 높아진 기대 수준, 단 한 번뿐인 출시라는 중요한 모멘텀에 대한 임팩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도 최근 자회사 루디우스게임즈가 모바일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택탄(TACTAN)’ 제작을 중단한 것을 두고 “출시를 하기 위한 게임성 평가의 장애물을 굉장히 높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경쟁사의 차기작 출시 일정을 고려해 흥행에 유리한 론칭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올해 하반기에는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아이온2 등 대작 출시가 예고돼 있었기 때문에 게임사들이 마케팅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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