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10’이라는 경제수장과 ‘유체이탈’ 세법[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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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10’이라는 경제수장과 ‘유체이탈’ 세법[기자수첩]

이데일리 2025-08-21 16:36: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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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 10배” 답변에 개미투자자들이 발칵 뒤집혔다. 구 부총리의 ‘PBR 10’ 답변 영상에는 ‘PBR도 모르는 인간 때문에 내 주식계좌가 녹아내린다’, ‘더 웃긴 건 부총리 뒤에서 10이라고 알려주고 있는 관료들이다. 파면하라’ 등 날선 댓글이 가득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경제수장이 긴장으로 잠시 오답을 말했을 수 있다. 하지만 개미투자자들이 구 부총리 답변에 이렇게까지 격분한 것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분노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 때부터 ‘코스피5000’을 외쳤으나 정작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첫 세제개편안에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 증권거래세 인상 등 자본시장을 위축시키는 세제가 모두 포함됐다. 또 과세표준 3억원 초과 구간 분리과세 세율(35%) 역시 ‘코스피 5000’ 구호에 내심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와는 거리가 컸다. 세제개편안 발표 후 7월말 한때 3288.26까지 치솟던 코스피는 이달 20일 3100선이 무너지는 등 고전 중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코스피5000’을 강조한다면서 세제개편안에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 증권거래세 인상 등을 모두 넣은 걸 보고 헛웃음이 났다. 왼쪽으로 가겠다고 하고 발은 오른쪽으로 움직인다”며 “주식투자로 얻은 소득은 부자과세라는 인식을 전혀 버리지 못한 듯 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유체이탈 세법’이라는 얘기다.

이재명 정부 집권 후 주식시장이 상승한 것은 상장기업들의 이익이 늘거나 혹은 미래 전망이 좋아서가 아니다. ‘코스피5000’을 강력하게 외쳐온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을 거다. 하지만 세제개편안은 기대를 무너뜨렸고, 구 부총리의 답변은 분노를 만들었다.

구 부총리의 영상에 한 네티즌은 ‘PBR 10이라고 얘기할 정도면 최근 세법 개정이 주식시장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치는지 아무 생각도 없다는 것’이라고 썼다. 구 부총리는 21일 기재위에서는 PBR과 PER(주가수익비율)을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20일 기준 코스피의 PER은 14.32배로 15배에 가깝다. 아직 세법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유체이탈’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다.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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