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주성진 기자] 한류 열풍과 함께 세계 뷰티 시장을 선도해온 K-뷰티가 전환점에 놓였다.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빠른 트렌드 수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왔으나, 최근 각국 규제 강화와 현지 브랜드의 부상으로 경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K-뷰티가 지속가능성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 제2의 도약을 모색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약 85억 달러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최대 수출국은 여전히 중국이지만, 최근 3년간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 동남아시아, 중동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수출 거점으로 부상했다.
K-뷰티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중국 시장이다. 현지 브랜드들은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하면서 K-뷰티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 요구는 '클린뷰티, 비건, 친환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화장품 원료와 안전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도 브랜드 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다수인 한국 화장품 업계는 이와 같은 규제 대응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K-뷰티가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기 유행 상품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브랜드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모 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K-뷰티는 빠른 트렌드 수용과 합리적 가격으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현지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과 ESG 가치를 실현하는 브랜드 전략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6,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킨케어 부문은 아시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K-뷰티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기초 화장품·기능성 화장품' 분야는 여전히 기회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업계가 지속가능한 생산 공정, 친환경 패키징, 디지털 유통망 강화, 브랜드 가치 제고에 얼마나 선제적으로 대응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경쟁력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K-뷰티는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혁신 아이콘'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소비 트렌드 변화와 현지 브랜드 성장, 규제 강화라는 도전에 직면한 만큼, '빠른 유행'에 의존한 성장 전략을 넘어서는 장기적 브랜드 구축이 필수적이다.
업계는 지금이야말로 '다시 뛰는 K-뷰티'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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