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21세기 디지털 제국을 건설한 두 중국인 천재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PDD(핀둬둬)와 테무의 창업자 콜린 황(Colin Huang), 그리고 바이트댄스(틱톡)의 설립자 장이밍(Zhang Yiming)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알고리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무기를 쥐고, 전 세계 소비자를 양분하고 있다. 콜린 황은 당신의 지갑을 싹싹 긁어가는 저가 쇼핑의 마스터로, 테무를 통해 초저가 상품을 쏟아내며 시장을 장악한다. 반면 장이밍은 당신의 눈을 한시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콘텐츠 중독의 달인으로, 틱톡의 추천 시스템이 사용자 시간을 무한히 빨아들인다.
둘의 접근법은 극과 극이지만, 심장 속 DNA는 동일하다. '데이터'를 연료로 삼아 '성장 플라이휠'을 극한으로 돌리는 무자비한 실험가 정신이다. 콜린 황은 '가격의 물리학'을 창조해 쇼핑의 법칙을 바꿨고, 장이밍은 '주의의 수학'을 통해 미디어 소비를 재정의했다. 2025년 현재, 테무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틱톡은 규제의 태풍 속에서도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다음 10년의 승자는 누구일까? 지갑을 쥔 가격 경쟁력이 이길까, 아니면 시간을 장악한 추천 알고리즘이 이길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싼데, 오래 머무르게 하라." 이 융합이 미래를 결정짓는다.
콜린 황, 원가 곡선을 설계하는 ‘가격의 연금술사’
콜린 황의 성공 비결은 단순하지만 파괴적이다. '수요 데이터 → 공장 피드백 → 원가 하향 → 더 낮은 가격 → 더 큰 수요'라는 무한 반복 플라이휠이 핵심이다. 이 시스템의 뼈대는 C2M(소비자-제조사 직결) 모델로, 전통적인 중간 유통망의 거품을 완전히 제거한다. 소비자 주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장에 전달해,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고 즉시 배송한다. 예를 들어, 테무에서 인기 있는 가방이 폭발적으로 팔리면, 그 데이터가 공장으로 직행해 생산 라인을 최적화한다.
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물류, 광고, 셀러 운영 비용까지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묶어 최적화했다. 결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저가 상품들이다. "이 가격에 이 품질이 가능해?"라는 의문이 들 만큼, 테무의 상품은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2025년 현재, 테무는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 중이지만, 최근 소액 면세(de minimis) 규제 강화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이 변화로 광고 지출이 줄고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테무는 남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글로벌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격 전략은 단순한 할인이 아니다. 마치 게임처럼, 싼 가격이 다음 탐색의 동기를 부여한다. 사용자는 '한 번 더 스크롤'하며 중독된다. 황의 철학은 비용 1원이라도 깎는 데 있다. 포장비, 운송비까지 데이터로 분석해 절감한다. 이로 인해 테무는 아마존과 경쟁하며, 2025년에도 '저가의 제국'을 구축하고 있다.
장이밍, 주의 곡선을 그리는 ‘관심의 물리학자’
장이밍의 전략은 더 은밀하고 치밀하다. 그는 인간의 '주의력(Attention)'이라는 가장 희소한 자원을 노렸다. '콘텐츠 노출 → 미세 행동 신호 수집 → 추천 품질 개선 → 체류·재방문 증가 → 광고·커머스 확대'라는 알고리즘의 무한 진화가 무기다. 기존 소셜 미디어의 '친구'나 '팔로워' 관계를 과감히 버리고, 오직 사용자의 '흥미 신호'에 집중했다. 틱톡은 스크롤 멈춤 1초, 영상 반복 시청, 공유 버튼 망설임까지 모든 행동을 데이터로 환산한다. 이로 인해 앱은 사용자가 본인도 모르는 취향을 정확히 꿰뚫어본다. 예를 들어, 춤 영상을 5초 본 사용자는 비슷한 콘텐츠를 더 받게 되고, 이는 체류 시간을 폭발적으로 늘린다.
결과는 완벽한 '주의 생태계'를 구축, 사용자는 더 오래 머물고, 창작자는 더 생산하며, 브랜드는 깊이 침투한다. 2025년 틱톡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과 브랜디드 콘텐츠 정책을 업데이트하며 안정성을 강화했다. 음악 이용 약관도 변경돼 라이브 스트리밍 규제가 엄격해졌다. 하지만 정치적 리스크는 여전하다. 미국에서 '판매 또는 금지' 법 시행이 지연됐고, 백악관의 틱톡 계정 개설로 혼란이 가중됐다. 이 변화 속에서도 틱톡은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며, 주의 경제의 선두주자로 군림한다.
닮은 듯 다른, 두 거인의 승부수
두 사람의 공통점은 놀랍다. 속도에 미쳐 수십, 수백 개 동시 실험으로 의사결정 주기를 압축한다. '감(感)'이 아닌 '지표'로만 움직이는 데이터 숭배자들이다. 실패조차 빠르게 경험하면 '자산'이 된다고 믿는다. 중국 시장에 갇히지 않고 글로벌 야심을 드러냈다. 테무는 번개처럼 퍼져 남아프리카에서조차 강세를 보이고, 틱톡은 지구촌 젊은이들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성장 연료는 전혀 다르다. 콜린 황에게 성장은 원가 절감 그 자체다. 물류비, 생산비, 포장비까지 1원이라도 깎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한다. 최근 EU의 디지털 서비스법(DSA) 위반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 전략으로 버티고 있다. 반면 장이밍에게 성장은 추천 고도화에 달려있다. 초 단위 시청, 공유, 전환 신호를 학습하며 모델을 '새로고침'한다. 이 차이가 두 제국의 미래를 가른다.
승패를 가를 치명적 리스크 지도
두 제국 모두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테무의 가격 역풍=통관·관세·소액면세 제도에 취약하다. 2025년 미국 소액 면세 규제 폐지로 배송 지연과 비용 증가가 예상되며, 고객 확보 비용(CAC)이 폭등할 수 있다. '싼맛'에 의존하던 소비자들이 이탈할 위험이 크다. 아마존과의 경쟁에서도 타격을 입고 있다.
▲틱톡의 주의 정치학=국가 안보와 데이터 주권 논쟁의 직격탄이다. 미국·유럽에서 법적 변수가 상시적이다. 2025년 '판매 또는 금지' 법 지연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승부는 이 외생 변수를 데이터 모델로 끌어들여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콜린 황이 현지 셀러와 물류 거점으로 '현지화 C2M'을 완성하면 가격력을 유지할 수 있고, 장이밍이 거버넌스 분리와 수익 다각화로 정치 리스크를 '상수화'하면 연장전에 돌입한다.
다음 10년의 룰을 다시 쓰는 승자는?
테무의 가격은 당신을 빠르게 '탑승'시키고, 틱톡의 주의는 '주행 거리'를 끝없이 늘린다. 결국 승자는 '싼데 오래 머무르게' 하는 융합의 미학을 완성할 쪽이다. 콜린 황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며 콘텐츠 알고리즘을 결합하거나, 장이밍이 주의를 기반으로 커머스를 확장해 가격력까지 확보하면 새로운 게임 법칙이 탄생한다. 경영자와 투자자들은 '정책 탄력성'과 '데이터 효율성'을 주시하라. 2025년 규제 변화 속에서 이 두 축을 더 빨리 증명하는 쪽이 다음 10년, 전 세계를 지배할 제국의 주인이 된다. 이들의 승부수를 꿰뚫어보는 자만이 미래 시장 판세를 읽을 수 있다. 당신은 어느 쪽에 베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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