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 거부권에 막혔던 방송 3법이 다시 국회 문턱을 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데 이어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며 입법 드라이브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공영방송을 확증 편향 집단에 맡기는 위헌적 발상”이라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섰지만,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 사실상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방문진법, 민주당 단독 처리
방문진법 개정안은 재석 171명 중 찬성 169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을 보이콧했다. 개정안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수를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학계·언론단체·시청자위원회·변호사단체 등에 추천권을 부여했다. MBC 사장 선임 방식도 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다수 찬성 절차로 개편된다.
민주당은 “방송 권력 분산과 투명성 제고”라고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상의 방송 장악”이라며 반발했다.
◇EBS법, 국힘 필리버스터로 맞불
민주당은 방문진법 통과 직후 EBS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최형두 의원을 필두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최 의원은 “특정 집단이 방송 편성과 경영을 장악하면 국가 의제 왜곡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개혁 법안까지 가로막는 구태”라고 맞서며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법상 토론은 22일 오전 자동 종료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을 고려해 표결은 23일 진행될 전망이다.
◇민주당, ‘개혁 입법 드라이브’ 본격화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방송 3법과 함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2차 상법 개정안 등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운 범여권이 의지를 보이는 만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전략은 사실상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거부권에 짓눌려 빛을 보지 못했던 민생 개혁 법안들이 다시 본회의에 올라온다”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막아서더라도 결국 입법 열차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국회, ‘강대강’ 충돌 예고
민주당은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검찰·언론·사법 개혁 입법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방송 장악 저지”를 내세우며 맞설 태세다. 거대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와 제1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정면충돌하는 대치 정국이 불가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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