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탱고.
경주마는 대개 2세에 데뷔해 3~5세 전성기를 거쳐 6~7세에 은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11세의 노장 ‘서울탱크’가 8두 중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눈길을 끌었다. 경주마로서는 보기 드문 고령인 11세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서울탱크는 이날도 변함없는 투지로 힘찬 발굽을 내디뎠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근력과 체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경주마가 11세까지 현역으로 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탱크는 화려한 우승 경력이나 1등급마의 타이틀은 갖지 못했다. 하지만 2세부터 11세까지 근 10년간 꾸준히 출전하며 완주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총 90번의 경주를 통해 부상과 슬럼프를 이겨내며 쌓아온 서울탱크의 커리어는 우승보다 더 값진 꾸준함의 상징이 됐다.
경마 역사를 돌아보면 서울탱크처럼 인상 깊었던 언더독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
차밍걸.
루나(앞).
마이티젬의 자마 마이티러브와 김태희 기수.
하지만 조병태 마주는 말을 어떻게든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다리에 금속 플레이트를 삽입하는 큰 수술을 진행했고 수차례 재수술과 오랜 치료, 재활 끝에 기적적으로 회복한 마이티젬은 제주도로 휴양을 떠났고 그 곳에서 ‘마이티러브’를 출산하며 삶의 의지를 더욱 단단히 다져갔다. 어미보다도 작은 체구지만 그 영특함과 불굴의 정신을 그대로 물려받은 마이티러브는 올해 신년 첫 경주에서 당당히 승리를 거두며 조병태 마주와 서홍수 조교사에게 눈물겨운 감격을 선사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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