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하반기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모집이 진행되면서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을 포함한 주요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복귀율이 정원의 70~80%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의정 갈등 이후 처음으로 전공의 대규모 복귀가 이뤄지는 셈이다. 다만 필수과와 비수도권 병원 지원율은 여전히 저조해 의료 공백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아산·성모 등 3개 대형병원에 약 1300명이 지원, 정원(1860명) 대비 70%를 넘겼다. 이미 복귀한 전공의를 포함하면 각 병원 전공의 수는 갈등 이전의 70~80%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은 모집을 계속 받고 있어 최종 복귀율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전공의 복귀세는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나타났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인턴 98명 중 45명, 레지던트 1년 차 82명 중 56명, 상급연차(2~4년 차) 138명 중 82명이 지원, 전체 정원 대비 56% 수준이었다.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군 복무 중인 전공의를 제외하면 내과 등 필수과에서도 대부분 복귀했다”며 “문제는 비수도권의 낮은 지원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방 병원은 지원율이 50% 안팎에 머무르며,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도미노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과별 편차도 뚜렷하다.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 지원율은 절반에 못 미치지만, 영상의학과 등 인기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수도권 신경과 교수는 “신경과 역시 절반 정도 복귀했다”며 “특히 1년 차 전공의는 소속감이 약해 다른 과에 재도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복귀는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를 계기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1년 반 만이다. 당시 정부가 수차례 특례 조건을 내걸었지만,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권 교체와 투쟁 동력 약화가 맞물리며 이번 하반기 모집을 계기로 상당수가 수련을 재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수련병원들은 병원별 일정에 따라 이달 29일까지 전공의 모집을 마무리한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 차 3207명, 상급연차 7285명 등 총 1만3498명을 모집 대상으로 공고했다. 현재 수련 중인 전공의는 2532명(의정 갈등 이전 대비 18.7%)에 불과하다. 이 중 67.4%가 수도권 병원에 몰려 있어 지역 편중 현상은 더 심화했다.
향후 최종 복귀율은 오는 21일 열리는 수련협의체 4차 회의에서 논의될 사안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회의에서는 입대한 사직 전공의의 수련 보장, 수련환경 개선책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련협의체와 국민 참여형 의료 개혁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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