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보편물질 흙에서 찾는 한국성…학고재 단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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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보편물질 흙에서 찾는 한국성…학고재 단체전

연합뉴스 2025-08-20 17:48: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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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부터' 주제로 작가 7명 90여 작품 선보여

박영하 작 '내일의 너' 박영하 작 '내일의 너'

[학고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흙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인류에게 보편적인 물질이다. 작은 입자에 불과하지만 뭉쳐지면 기물이 되고, 쌓이면 건축이 된다. 성경에서는 인간이 흙으로 만들어졌다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20일 시작한 전시 '흙으로부터'는 흙이라는 인류 보편 물질에서 '한국적인 것'을 찾는 단체전이다.

조선시대 도자기부터 김환기와 송현숙, 박영화, 이진용, 박광수, 로와정, 지근욱 등 작가 7명의 회화와 조각, 설치 등 90여 작품을 '흙'이라는 키워드로 묶어냈다.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흑자편호와 김환기의 '항아리'가 걸린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2025.8.20 laecorp@yna.co.kr

전시는 도자기에서 출발한다. 도자기는 흙으로 빚은 뒤 불을 거쳐 단단하게 만들어지는데 그 시대의 사상을 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흑자편호'는 검은색 도자기다. 철분이 다량 함유된 유약이 빚어내는 검은 빛은 백자의 맑고 투명한 정신과 달리 심연처럼 깊은 세계를 펼쳐낸다.

'흑자편호' 뒤로는 김환기의 1958년 작 '항아리'가 걸렸다. 항아리가 달을 뱉는 것 같기도 하고 달이 항아리로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박영하(71)의 작품은 호주 고대 원주민 미술에서 쓰였던 천연 안료를 사용한 회화다. 캔버스 위에 겹겹이 물감을 쌓아 자연과 인간의 연결을 표현했다. 작가는 부친인 박두진 시인이 화두로 던진 '내일의 너'를 주제로 수십 년째 추상화를 그리고 있다.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이진용 작가가 자기 작품 '컨티뉴엄' 앞에서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5.8.20. laecorp@yna.co.kr

이진용(64)의 작품 '컨티뉴엄'은 40개의 크고 작은 원형·사각형 모양의 작품으로, 벽면 한 면을 모든 채우고 있다. 전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고, 각각 개별 작품들의 모음으로도 볼 수 있다.

흙과 안료로 오래된 목판 활자를 본뜬 가활자를 만들고 이를 하나하나 판에 붙인 뒤 색을 입히고 벗겨내는 반복 작업으로 만든 작품이다. 작가는 "만리장성을 쌓듯 오랜 노동으로 만들어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박광수(41)의 회화 작품은 폭풍에 휩쓸려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에도 머리에 손을 얹고 태연하게 허공을 바라보는 인물을 통해 땅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것을 나타냈다.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박광수 작가가 자기 작품 '땅과 화살' 앞에서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5.8.20. laecorp@yna.co.kr

두 명의 작가가 함께 활동하는 로와정은 못으로 '3+1x2÷2-4'라는 수식을 표현한 설치 작품 'N'을 선보인다. 이 수식의 답은 '0'으로 작품명 'N'은 가치 없음을 뜻하는 'Null'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근욱(40)의 그림은 반복적인 선 긋기를 통해 무한히 확장하는 우주를 표현한다.

전시를 기획한 신리사 학고재 기획팀장은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흙'이라는 보편적인 물질에서 찾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13일까지.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학고재 '흙으로부터' 전시 전경

[학고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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