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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런던 지점,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발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각 런던 지점을 통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시장을 겨냥한 기업·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장도 올 들어 연이어 런던을 방문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이 5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강태영 NH농협은행장도 각각 7월에 지점 개소식 등을 계기로 런던을 찾았다.
이들 은행은 런던 지점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3일 영국 금융당국(FCA, PRA)으로부터 고객 대상 파생상품 영업 ‘VoP(Variation of Permission)’를 획득했다. 이번 승인으로 신한은행 런던 지점은 기존 인가 범위를 넘어 영국과 국제 금융시장에서 직접 고객 대상 파생상품 영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 런던지점은 올 1월부터 글로벌 캐피탈 마켓(GCM) 데스크를 운영하며 ‘자금’·‘유가증권’·‘FX/파생’ 부문을 통합 관리해왔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중 ‘런던트레이딩센터’를 신설할 예정이다. 런던트레이딩센터는 지난해 7월 설치한 ‘런던 FX데스크’를 기반으로 FX와 유가증권, 파생상품 등 자체 자금 운용과 환전, 환 헷지 등 고객 거래 업무까지 수행 가능한 해외거점점포로 확대·개편할 계획이다. 또 런던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운용자산 다변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금융기관 현지법인, 국내 기업 해외영업소, 외국인 투자자 대상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KB국민은행은 런던 지점에서 기업대출과 투자금융업무, 유가증권, 외환, 무역금융 등을 주요 업무로 수행하고 있다. 또 한국계 기업 대상 우량 여신 위주 취급과 현지 IB금융 주선, 신디케이션론 참여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런던 지점을 통해 유럽·중동지역 중심 IB여신과 한국계 기업 여·수신, 수출·입, 런던자금센터 중심 현지기업 FX 등 주요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7월 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런던 지점 설립 최종인가를 획득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런던 지점은 유럽권 최초 농협은행 국외점포로 국내 주요은행이 영국시장에 34년 만에 신규 진출한 사례다. 농협은행은 런던 지점을 통해 EMEA 지역 글로벌 IB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유럽 진출 한국계 기업과 아시아와의 금융 연결을 모색하는 현지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런던 지점은 농협은행 첫 유럽권역 점포로서 글로벌 IB사업 활성화와 범농협 시너지 사업 발굴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英보험사 지분 참여 등 신시장 개척
보험업계에선 로이즈 등 글로벌 신시장 개척의 창구로 런던을 활용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6월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 로이즈 시장 5위권 보험사인 캐노피우스에 5억 7000만 달러(약 8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화재는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 걸쳐 약 3억 달러 투자를 했고, 세 번째 투자를 통해 캐노피우스 지분 40%를 확보, 2대 주주 지위를 공고히 하며 실질적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현대해상도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1979년 런던 사무소를 개소한 이래 로이즈 시장 등 현지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런던은 미국 뉴욕과 함께 세계 최대 금융시장이고 EMEA지역을 연결하는 금융허브라는 점에서 글로벌 사업을 위해 전략적 요충지”라며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등과 맞물려 국내 은행·보험사 등의 진출이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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