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한다는데…고령자, 생산성 감소 원인·AI 대체 가능성 높아[ESWC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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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한다는데…고령자, 생산성 감소 원인·AI 대체 가능성 높아[ESWC 2025]

이데일리 2025-08-20 17:08: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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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정년 연장이 조기 퇴직을 늘리고 전반적인 고용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현재 정부는 사회적 논의를 통한 정년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법정 정년 연장부터 퇴직 후 재고용 등 여러 제도가 논의 선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미지= 챗GPT)




◇ 정년 연장 전 조기퇴직 늘어 고용률 감소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3년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되고 2016년 실제 시행되기 전까지 유예기간 동안 조기 퇴직자가 증가하는 등 전체 고용률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오래 일할수록 더 많은 급여를 받는 우리나라의 경직적인 임금 구조에서 정년 연장을 비용 부담으로 받아들인 기업들이 유예기간 동안 조기퇴직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남 선임연구위원은 “정년 시행을 앞두고 전체 고용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사전적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등의 조기 퇴직자 수는 연 14만명 이상 증가했다.

그는 “정년 연장은 이론적으로 조기 퇴직을 유도해 전반적인 고용 감소와 임금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반면 법 시행 당시의 고용 변화는 미미했다”고 덧붙였다.

또 고령자 고용 1명을 유지할 때 평균 0.2명가량의 청년 고용이 줄어드는 세대 간 일부 대체효과도 관측됐다.

앞서 지난 4월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오삼일 팀장)과 김대일 서울대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서는 법정 정년 시행 이후 고령층 고용 증가가 청년층 고용 감소로 이어졌다는 점을 확인하기도 했다. 정년이 연장이 적용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고령층(55~59세) 근로자 1명이 늘어날 때 청년층(23~27세) 근로자는 평균 1명(0.4~1.5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하면 정년 연장 시행 전에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조기 퇴직이 늘었고 시행 당시 고용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시행 후에는 청년 고용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정년 연장이 정책 의도와는 달리 고용 안정성이나 확대에 긍정적 효과만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 고령화 연구서 韓 두각…고령자 생산성·디지털자본 대체관계 분석도

전 세계에서 최단 기간에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경험을 가진 국가로서 한국은 이번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고령화 관련 연구를 선도적으로 선보였다. △디지털 자본과 인적 자본 간의 대체 가능성 △고령화 사회에서 노동 생산성 감소 △고령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분석을 쏟아내며 관련 논의를 이끌었다.

김현석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기계와 컴퓨터 등의 디지털 자본이 고령 노동력을 대체하는 성격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등 주요 산업에서 디지털 자본과 고령 노동력이 쉽게 대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젊은 근로자와 디지털 자본은 별다른 대체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디지털 자본이 고도화할 경우 고령 노동자를 빠르게 대체할 수 가능성을 시사한다.

엄상민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화에 따른 임금-생산성 격차가 성장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사업체 수준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이별 노동력의 기여도를 실측한 결과, 30~40대 근로자의 생산성은 임금보다 높지만 50대 이상에서는 생산성이 임금에 비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이 생산성에 비례한다는 전통적인 가정과 배치되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의 상당 부분이 임금 대비 생산성이 낮은 고령 인구 비중이 커진 데 따른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화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적극적으로 빚을 내어 주택을 구매하고 소비를 늘리는 젊은층·중년층은 줄고, 이미 자산을 축적한 고령층은 빚을 늘리기보단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자산을 점차 처분하고 부채 상환에 나서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의 올림픽’ 세계경제학자대회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석학, 연구자, 교수, 대학원생, 정책분석가 등 62개국에서 2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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