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양지역에 내린 폭우로 주민들이 40년간 가꿔온 벽제축구장이 훼손된 가운데 공릉천 발물놀이터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덕양구 관산동 공릉천 원당교 인근 하천부지 내 벽제축구장이 지난 13일 하루 동안 쏟아진 234㎜의 폭우로 골대가 뽑히고 돌과 자갈 등이 드러나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고양에는 100년 빈도를 넘어서는 시간당 최대 121㎜의 폭우가 내렸고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낮 12시30분 공릉천 원당교지점에 홍수경보를 발효한 바 있다.
이번 폭우로 공릉천 수변시설 대부분이 물에 잠겼고 상류에서 떠내려온 목재 등 부유물이 시설물과 부딪치면서 다수의 가로등과 볼록거울 반사경이 넘어졌다.
이런 가운데 벽제동 일부 주민들은 축구장 상류에 조성된 공릉천 발물놀이터가 피해를 가중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수변시설 조성에는 수십억원을 쓰면서 정작 주민들이 수십년간 관리해 온 마을 시설에는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최일 벽제축구연합회장은 “지난달 장마 때 피해를 입어 회원들이 300만원을 각출해 트럭 10대분의 마사토를 구입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정비했는데 이번 폭우에는 골대가 완전히 뽑혔다”며 “축구장 바로 위에 발물놀이터가 생기면서 갈대와 억새가 사라진 게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손종락 생태하천팀장은 “하루 만에 200㎜가 넘는 호우가 내려 하천변 모든 시설이 잠긴 상황으로 발물놀이터 때문에 피해가 가중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류에서 떠내려 온 각종 부유물 탓에 축구장 골대보다 훨씬 단단히 설치한 가로등도 넘어갔다”고 반박했다.
갈등이 일자 문재호 고양시의원(더불어민주당·나선거구)은 “벽제축구장은 협회 회원은 물론이고 주민과 학생들도 즐겨 찾는 공간으로 공공성이 충분히 있는데도 시가 조성한 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하지 않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는 2022년부터 공릉천변에 발물놀이터를 비롯해 세족대, 벤치, 잔디마당, 그늘쉼터 등 각종 편의·휴식시설을 조성하는 친수사업을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20억원이 투입됐다. 이 중 발물놀이터 공사에 들어간 예산은 1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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