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강남 3구 핵심 단지인 송파한양2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맞붙는다. 총공사비 6856억원 규모의 이번 사업은 하반기 대형 건설사 간 도시정비 시장 경쟁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리뉴얼 자이 첫 시험대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한양2차 재건축 입찰은 오는 9월4일 마감되며, 시공사 선정은 10월로 예정돼 있다. 현장설명회에는 6개사가 참여했지만 실제 입찰은 GS건설과 HDC현산의 양자 구도로 압축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잇따른 사고로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한양2차는 기존 744가구를 지하 4층~지상 29층, 1346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입지와 사업성 모두 강남권 내 손꼽히는 알짜 재건축 사업장이다.
GS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새롭게 리뉴얼한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앞세운다. 앞서 올해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 시공권을 수의계약으로 확보했지만, 정식 경쟁입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송파한양2차가 리뉴얼 자이의 첫 시험무대이자, 강남권 도시정비 경쟁력 회복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22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며 공급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무게를 옮겼다. 단순 고급화 대신 자이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했으며, 이번 입찰에서는 차별화 설계, 금융권 협약을 통한 안정적 사업 추진, 조합 맞춤형 금융 지원을 앞세워 조합원 설득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최근 국내 주요 5대 금융권으로부터 금융의향서를 제출받았으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협업한 조경 설계 솔루션 도입 계획을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송파한양2차는 단지 규모, 입지, 상징성 모두에서 송파를 대표하는 재건축사업"이라며 "금융, 설계, 시공, 마케팅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GS건설만의 차별화된 역량으로 성공적인 재건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HDC현산, 웰니스 프로그램·글로벌 설계로 차별화
HDC현산은 최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공사비 9244억원)을 따내며 도시정비 수주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운 데 이어, 이번에는 강남권 재진출을 노린다. 특히 송파한양2차를 통해 2014년 삼성동 상아3차 재건축(현 센트럴 아이파크) 이후 10년 만에 강남 3구 단독 수주 실적을 쌓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HDC현산은 ‘웰니스 프로그램’이라는 차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아파트 단지에 스마트 피트니스, 요가·명상, 힐링형 조경, 건강 컨설팅을 접목해 입주민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종합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호텔HDC가 리조트와 호텔에서 쌓은 웰니스 운영 노하우를 주거공간에 옮겨온 시도다.
또 미국 구조설계사 LERA, 글로벌 조명 디자인 전문기업 LPA 등과 협업해 세계 수준의 설계와 경관 조명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합원들이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이 아닌 ‘랜드마크 단지’를 선택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서울 동남권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강남·성수 정비사업 구도 가늠할 분수령
업계는 이번 송파한양2차 수주전이 하반기 서울 정비사업의 향후 경쟁 구도를 가늠할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본다. 바로 뒤이어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될 성수1지구 재개발에도 GS건설과 HDC현산, 현대건설이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경쟁입찰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을 확보할 수 있고, 건설사 입장에서는 약 7000억원 가까운 대형 사업을 경쟁사에 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수주전 결과가 강남·성동권 시장의 향방에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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