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신인 우완 파이어볼러 김영우가 팀의 관리 속에 꾸준히 성장해 어엿한 필승조로 우뚝 섰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감독님이 주신 기회를 무조건 잡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치렀다"는 것이 김영우의 말이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LG 지명을 받은 김영우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염경엽 LG 감독에 눈도장을 찍었다. 염 감독은 장현식이 부상으로 이탈한 후 그를 임시 마무리 후보로 언급하기도 했다.
사령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김영우는 이후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군에서 기회를 받으며 성장했다. 접전 상황에 필승조로 나가는 경우보다는 점수차가 비교적 여유있는 상황에 등판하면서 프로 무대 경험을 쌓아나갔다.
관리 속에 꾸준히 자라난 김영우는 후반기에 한층 안정감 있는 모습을 자랑했다. 전반기 38경기에서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한 김영우는 후반기 10경기에서 9⅔이닝을 던지며 단 1실점해 평균자책점 0.93을 작성했다.
염 감독은 "김영우의 성장세가 빠른 것처럼 보이는데, 노력을 많이 했다. 그냥 경기에 내보낸 적이 없고, '성공 체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 투입했다"며 "출전 경기 수도 조절하면서 체력 부분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현식, 이정용, 함덕주 등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김영우의 성장세는 LG 불펜에 숨통을 틔워줬다.
염 감독은 지난 15일과 16일 SSG 랜더스전에서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김영우를 필승조로 투입할 의사를 드러냈고,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이를 실행에 옮겼다.
LG가 3-0으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영우는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끝내며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선두타자 유강남에 직구, 슬라이더를 던져 3구 삼진으로 잡은 김영우는 박찬형과 전민재를 모두 중견수 플라이로 물리쳤다.
김영우의 호투로 리드를 지킨 LG는 8회말 김현수의 우월 투런포로 2점을 추가했고, 결국 5-2로 승리를 거뒀다.
9회초 등판한 기존 필승조 장현식이 ⅔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흔들린 가운데 김영우가 필승조로 나서 제 몫을 해준 것은 LG에 위안이 됐다.
염 감독은 "현재 걱정거리가 불펜인데 김영우가 성장하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생긴 것이 위안이 된다"며 "현재로서는 김영우와 유영찬, 김진성이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카드"라고 말했다.
올해 4월19일 SSG전(⅓이닝 무실점) 이후 약 넉 달 만에 홀드를 수확한 김영우는 "염경엽 감독님이 필승조로 쓰신다면서 '점수차는 신경쓰지 말고 지금까지 네가 하던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셨다"며 "자신감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새겨듣고, 몸을 풀 때부터 점수차는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점수차가 많이 날 때에도 8회에 올라가 봤고, 똑같은 8회라고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다"며 "최근에는 경기 상황보다 마음가짐에 신경을 많이 쓴다. 공격적으로 던지자는 생각만 한다"고 전했다.
후반기 좋아진 비결로 슬라이더를 꼽은 김영우는 "전반기에 많이 못 던졌는데 코치님들과 훈련하며 많이 연습했고, 자신감이 붙었다. 경기에서 던져보고 좋은 결과가 이어지니 불리한 볼카운트에도 쓸 수 있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결정구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슬라이더를 시속 140㎞ 초반과 중후반으로 나눠 던진다. 시속 140㎞ 초반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 쓰고, 빠른 것은 컷 패스트볼 느낌으로 던진다"고 덧붙였다.
시즌 개막 당시 필승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김영우는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으니 그 기회를 잡자는 생각으로만 뛰었다"며 "필승조도 주어진 기회고,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수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 뿐"이라고 전했다.
시속 150㎞를 웃도는 속구를 갖추고 있는 것이 불펜 투수로서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라고 강조하는 염 감독은 "김영우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필승조로 뛰며 정신적인 부분을 이겨낸다면 포스트시즌에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며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 우리 팀의 확실한 승리조로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LG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영우도 가을야구 무대를 꿈꾸고 있다.
김영우는 "1위 팀에 있는 것만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항상 가을야구라는 큰 무대에 서는 모습을 상상한다"며 "가끔 잠들기 전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데 상상만으로도 벅차고 설렌다"고 말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