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경제 협력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2015년 6월 한중 FTA가 체결된 후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강화됐지요.
이를 토대로 한국에게 중국은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 경제를 잘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해 사업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들을 보게 됩니다.
중국 경제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알면 돈이 되지만 모르면 손해 보는 중국 경제 이야기. 임기자가 쉽고 재밌게 ‘중국 경제 삼켜버림’ 시리즈로 풀어드리겠습니다.
기괴하지만 귀여운 외모로 대중화된 인기를 끌고 있는 ‘라부부(Labubu)’ 인형을 아시나요?
라부부를 유통시킨 중국 완구기업 팝마트는 희소성을 높인 ‘블라인드 박스’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라부부는 수십배 웃돈이 붙어 팔릴 정도였지요.
라부부로 급부상하게 된 팝마트에게 경쟁력을 유지하는 건 과제입니다. IP(지적재산권)가 일정 기간 인기를 얻고나면 보통 판매량이 정체되기 때문입니다.
팝마트, 라부부 업고 고속 성장
라부부는 홍콩 출신 작가 룽카싱이 지난 2015년 만든 캐릭터로 팝마트가 2019년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현재 라부부는 팝마트의 IP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원가 99 위안(한화 약 2만원)인 라부부 인형은 최대 약 8000 위안(한화 약 154만원)까지 팔리기도 했습니다.
팝마트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설립됐습니다. 창시자 왕닝은 겨우 23세 때 팝마트를 운영하기 시작했지요. 초기 팝마트는 문구,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작은 슈퍼에 불과했지만 현재 팝마트는 전 세계 30개국에 진출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팝마트 성장에 터닝포인트가 된 건 지난 2016년 저작권을 인수한 몰리(Molly)였습니다. 왕닝은 몰리 ‘블라인드 박스’를 내놨는데 그 인기는 순식간에 높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팝마트의 연 매출은 500만 위안(한화 약 9억6000만원)까지 늘었고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팝마트의 지난해 총매출은 130억 위안(한화 약 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92% 성장했습니다. 같은 기간 총이익은 87억 위안(한화 약 1조6000억원)으로 125.35% 늘었습니다.
최근 매출은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국내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명품백에 라부부 인형을 장식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그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입니다.
팝마트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업계에서 2위를 기록했으며 매출 성장률은 업계 1위 브이텍(VTECH 伟易达)을 앞섰습니다. 브이텍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8% 감소한 152억 위안(한화 약 2조939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IP 수명 주기는 과제
한때 중국의 디즈니를 꿈꾸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 팝마트가 이젠 글로벌 시장을 향해 뻗어가고 있습니다. 왕닝은 “팝마트에 디즈니는 경쟁 대상이 아닌 협력 대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팝마트가 이를 위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습니다. 바로 히트 IP의 수명 주기를 극복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라부부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나면 이후엔 대중적인 제품으로 전락하다가 서서히 관심이 식어지게 됩니다. 희소성이 감소하고 해당 IP가 여기저기 쓰이면서 소비자들은 새로운 대상을 찾아나서기 십상입니다.
이로 인해 인기 IP의 판매량이 특정 단계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클 수 있습니다. 팝마트가 고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 라부부의 뒤를 이을 히트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라부부를 뒤이을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건 현재 그 다음으로 판매량이 높은 ‘크라이베이비’입니다. 크라이베이비는 팝마트가 출시한 또 다른 캐릭터로 라부부를 뒤이을 캐릭터가 될지 지켜볼 만합니다.
IP를 장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팝마트는 새로운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바로 가수 팬덤을 이용해 IP에서 음악, 트렌드 문화, 그리고 컬렉션 시장까지 그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입니다.
팝마트는 지난달 25일 중국 가수 주심(周深)의 데뷔 11주년을 맞이해 정식 콜라보레이션을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팝마트는 주심의 음악 작품 ‘반신대사(反深代词)’를 주제로 한 12종의 ‘분신 조각’ 블라인드 박스를 출시했습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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