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나쁜 놈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며 푸틴이 자신에 대한 친밀감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토머스 프리드먼 NYT 칼럼니스트는 이날 “우크라이나 외교에서 드러난 트럼프의 비 미국적 본 모습(Ukraine Diplomacy Reveals How Un-American Trump Is)”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같이 평가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1978년 기자가 된 이래 수많은 외교 협상을 취재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분반 동안 15번이나 트럼프에게 감사를 표시했던 것과 같은 일은 본 적이 없다. 유럽의 여러 지도자들이 트럼프에게 아첨을 쏟아내야 한다고 느낀 것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80년 동안의 모든 미국 대통령과 다르다.
그는 대서양 동맹과, 민주주의·자유시장·인권·법치에 대한 역대 대통령들의 헌신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
◆"나토를 미국 소유 쇼핑몰로 여기며 세입자들이 돈 안 낸다고 생각"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미국이 소유한 쇼핑몰로 여기며 세입자들이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유럽연합(EU)을 미국과 경쟁하는 쇼핑몰로 여겨 관세를 때려 문 닫게 만들려 한다.
NATO가 서구 가치를 수호하는 창끝이며, EU는 수천 년 동안 부족과 종교 전쟁으로 점철된 대륙을 안정시킨, 서구가 만든 최고의 정치적 창조물이라는 개념은 트럼프에게 낯설기만 하다.
영국 채권 트레이더 빌 블레인은 “유럽 지도자들이 아무리 트럼프에게 아첨을 쏟아낸다고 해도 지난 80년 동안 대서양 경제의 성공을 떠받쳤던 근본적 신뢰의 유대가 이젠 끊어진 것이 분명하다.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대서양 경제의 종말은 전 세계 경제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며 - 아시아와 새로운 무역 관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푸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푸틴이 러시아 최고 화가에게 트럼프 초상화를 그리도록 해 트럼프에게 선물했다. 또 트럼프가 총에 맞았을 때 교회로 가서 기도했다고도 했다. 친구로서 기도한 것이다. 이를 트럼프에게 전하자 감동받았다…푸틴은 나쁜 놈이 아니다.”
트럼프가 19일 유럽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푸틴이 나를 위해 거래를 하고 싶어 해.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이해할 수 있나”“라고 말한 배경이다.
나는 트럼프에게 조언하는 외교관이나 CIA 분석가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푸틴은 나쁜 놈이 아니며 우크라이나와 공정한 평화를 원한다. 교회에서 트럼프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하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푸틴이 기도한 건 쉽게 조종할 수 있기 때문
푸틴이 트럼프를 위해 기도했다면 그건 트럼프만큼 쉽게 조종할 미국 대통령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뿐이다.
트럼프는 푸틴이 평화가 아니라 승리를 원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푸틴 전문가인 러시아 학자 레온 아론은 “푸틴은 온갖 이념적·국내 정치적 이유 때문에 반드시 우크라이나를 가져야 한다. 그는 서방이 감당하지 못하도록 만들지 않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위트코프가 전쟁과 모든 살상을 멈추고 싶어 하는 것은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푸틴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쟁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멈추려면, 푸틴이 누구이고 그가 무엇을 꾀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푸틴은 나쁜 놈이며, 냉혈한 살인자다. 그는 트럼프의 친구가 아니다.
푸틴을 멈추게 할 유일한 방법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으로 일관되게 군사 지원함으로써 푸틴이 러시아군이 산산조각날 것으로 믿게 만드는 일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다시는 침공하지 못하도록 안보보장을 제공하고 우크라이나가 언젠가 EU에 가입해 영원히 서방에 닻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사실상 해체하고 국무부를 축소해 무력화했으며 음모론 광대 로라 루머의 말을 따라 국가안보국장과 부국장을 해임했고 푸틴 팬인 털시 개버드를 국가정보국장(DNI)에 임명했다.
트럼프에게 진실을 말해줄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은 것이다.
진실은 우크라이나 돈바스의 참호 속에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납치한 2만 명의 아이들 속에 진실이 있다. 우크라이나 병사 140만 명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푸틴의 야욕에 진실이 있다. 트럼프가 푸틴을 위해 레드 카펫을 펼치는 그 순간 러시아 드론이 살해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 속에 진실이 있다.
트럼프가 그 진실들을 외면하면 할수록, 그는 자신만의 평화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 전쟁은 점점 그의 전쟁이 될 것이다.
푸틴이 그 전쟁에서 승리하고 우크라이나가 패배한다면 트럼프의 명성은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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